'여류바둑계 1위를 굳히겠다.'(루이나이웨이) '이번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조혜연) 한국여자 바둑계의 쌍두마차이자 라이벌인 루이나이웨이 9단(42)과 조혜연 6단(21)이 다시 한번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오는 20일부터 벌어지는 제11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3번기) 무대다. 두 사람의 대결은 올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다. 앞선 두 차례의 대결에선 '아줌마' 루이 9단이 모두 웃었다. 올 1월 벌어진 여류명인전 결승에서 루이 9단은 조 6단을 2대1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다. 루이 9단은 여세를 몰아 지난 15일 있었던 전자랜드배 주작부 결승에서도 조 6단을 불계로 격파했다. 만약 여류국수전까지 제패할 경우 루이 9단은 2관왕으로 명실상부한 여자바둑의 '지존'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모두 30차례 싸워 루이 9단이 18승12패로 앞서고 있다. 상대전적에선 루이 9단이 앞서고 있지만 통계상 수치 외에 두 사람의 대국일지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기보다 연승이 많다는 것. 한번 기세를 타면 한동안 상대를 압도한다는 얘기다. 루이 9단은 2002년 8월부터 2003년 9월까지 조 6단에게 무려 7연승을 거뒀다. 그러자 조 6단도 2003년 11월부터 2004년 1월까지 루이 9단에게 4연승을 거두며 반격에 성공했다. 이후 루이 9단이 다시 2연승을 올리자 조 6단도 지지 않고 3연승으로 되갚았다. 기풍은 두 사람 모두 호전적이다. 루이가 철완을 바탕으로 '한방'에 강하다면 조혜연은 투지가 넘치는 인파이터형이라는 점이 약간 다른 점이다. 바둑판 위에선 용맹한 여전사들이지만 두 사람 모두 바둑판을 떠나면 더할 나위 없이 착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란 점은 똑같다. 바둑에 대한 열의가 누구 못지 않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특히 불혹을 넘긴 루이 9단의 바둑에 대한 향학열은 후배 기사들에게 귀감이 될 정도다. 그녀는 바둑대회가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찾아가 관전하며 연구에 몰두한다. 한국기원 출석률도 전체 200여 기사 중 1위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동아제약이 후원하는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의 우승상금은 1100만원이다. 김재창 기자 cham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