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아(중동·아프리카)시장은 1997년 이후 매년 15%의 고성장을 지속하는 알짜시장이다. LG전자가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이듬해인 98년에는 이란에서 TV시장 점유율 40%,모니터 58%,카오디오 66%,등의 눈부신 실적을 거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같은 해 LG전자는 중동지역 11개국에서 TV 냉장고 등 주요제품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LG전자의 중아지역 성공비결은 바로 현지 밀착형 브랜드 마케팅 덕분.LG는 TV 광고와 같은 대중매체를 통한 마케팅에 법적 제한이 많은 중아지역에서 'LG컵 국제 축구대회'를 후원하면서 단숨에 현지 소비자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경직된 사회 분위기 탓에 마땅히 즐길 거리를 찾지 못하던 중아지역 소비자들은 'LG컵'이라는 축제에 열광했다. 97년 튀니지 대회를 시작으로 이란 모로코 이집트 등에서 대회를 거듭하면서 LG컵 축구대회는 FIFA(국제축구협회)가 공인하는 국제대회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이 지역에서 국내외 경쟁업체와 브랜드 차별화라는 성과를 거두며 여러 가전부문에서 선두권을 지켜오고 있다. ○로마에선 로마식 마케팅으로 승부 LG전자는 현지 정서를 파고드는 스포츠 및 감성 마케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LG전자가 현지인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이벤트 프로모션에 힘을 쏟기 시작한 것은 97년부터.브랜드를 LG로 바꾸면서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당면과제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LG전자는 마케팅 역량을 분산시키기보다 해당 지역에 집중하는 밀착형 마케팅 전략을 채택했다. 이후 LG전자는 짧은 기간에 중아지역 중국 인도 등의 지역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거뒀다. 중아지역에서 축구라는 매개체를 활용했다면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CIS(독립국가연합)에서는 문화적 감수성을 공략했다. 대문호 톨스토이가 러시아인임에 미뤄 알 수 있듯 이 지역은 문화적 욕구가 매우 강하다. LG는 사회주의라는 특수성에 밀려 움츠렸던 그들에게 'LG 페스티벌'이라는 분출구를 마련해주고 감성을 자극했다. '미스LG 선발대회' 'LG 가라오케 경연대회' 등으로 구성된 LG페스티벌은 러시아의 28개 주요거점 도시를 순회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현지인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LG전자는 카자흐스탄에서 11개 전자 브랜드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국민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영국 프랑스의 프로축구팀을 후원하는 것 역시 누구보다 스포츠마케팅의 위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TOP3 달성 위한 브랜드경영 가속화 LG그룹은 현지 마케팅과 별도로 전사적 브랜드 관리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3월 LG는 전사 브랜드관리 강화를 위해 ㈜LG에 국내 및 해외시장 브랜드전략 수립과 CI관리를 전담하는 '브랜드 관리팀'을 신설하고 브랜드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 브랜드'를 단순한 기업상징의 의미를 넘어 계열사 간 구심점 역할을 하는 자산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구본무 회장은 출범행사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사업과 제품에만 'LG 브랜드'를 사용해야 하며 철저한 브랜드 관리를 통해 도용이나 오남용되는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브랜드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후 LG는 브랜드의 오남용 및 도용을 방지하기 위한 'LG브랜드 사용 감시 시스템'을 구축,본격적인 관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구유통업체인 'LG가구하이마트',키폰대리점인 'LG인천통신',대부업체인 'LG신용',물류업체인 'LG상운',이사업체인'LG이사 몰(Mall)' 등과 같은 LG브랜드 도용업체를 적발,시정조치를 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Think New LG!'시리즈 광고를 선보이고 새로운 LG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인화중심의 회사로 각인된 이미지를 도전정신과 창의성이 넘치는 최고의 브랜드 이미지로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다. 또 전자화학 중심의 글로벌 기업달성을 위해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의 첨단 LED옥외광고,라스베이거스 400m길이의 멀티미디어쇼 등 세계 70여개국 100개 도시에서 500개 이상의 옥외광고를 진행 중이다. LG는 앞으로 베이징 도쿄 뭄바이 모스크바 파리 상파울로 등 세계 주요 도시의 관문과 랜드마크(Landmark)지역에 브랜드 광고역량을 집중,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