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2·18 전당대회 경선 레이스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정동영 김근태 상임고문 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양 진영이 두 후보 간의 지지율 차이를 놓고 대립하더니 급기야 감정싸움을 벌이는 등 비난전을 재개한 것이다. 김 후보측은 지난 13일 여론조사 결과 고건 전 총리와의 회동을 계기로 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3.6%로 줄어들었다고 정 후보를 자극한 데 이어 14일에는 '모방론'을 들고 나와 정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김 후보측 김봉태 부대변인은 '제발 따라하지 마세요'라는 논평을 통해 "다른 후보의 좋은 주장에 동화됐는지,아름다운 경선을 위해 쟁점을 완화시킨 것인지 묻고 싶다"며 "'남의 떡으로 설쇠기'가 아닌 정 후보만의 패(牌)를 보고 싶다"고 공격했다. 김 부대변인은 "정 후보가 양극화 해소방안,실사구시적 개혁노선,강금실 필승카드 등 김 후보측에서 제시한 쟁점은 물론 김두관 후보의 사회투자국가론까지 따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정 후보측 정청래 대변인은 "몇 달간 연구한 성과물인 양극화 해법을 따라하기로 폄하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양극화 재원 마련 방안의 하나로 제시한 평화군축은 신강령에 포함된 내용인데 이를 비판하는 김 후보야말로 당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역공을 폈다. 정 대변인은 "지금은 5·31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칠 시기"라며 "네거티브 선거전으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고 김 후보를 비판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