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업계 1·2위인 한국콜마코스맥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스맥스가 지난해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하면서 한국콜마와의 격차를 바짝 좁혔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콜마는 코스맥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올해부터 제약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코스맥스는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국콜마를 추월하겠다는 기세다.


두 회사의 이 같은 경쟁은 특히 양사의 대표가 대웅제약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였다는 점 등까지 작용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직장동료에서 경쟁자로


한국콜마의 윤동한 대표(59)와 코스맥스의 이경수 대표(60)는 10년 가까이 대웅제약에서 함께 근무했던 사이다.


윤 대표는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부사장까지 지냈고 이경수 대표는 이보다 늦은 1981년 입사해 마케팅 전무로 퇴직했다.


윤 대표는 1990년 대웅제약을 퇴사하면서 일본콜마와 합작으로 한국콜마를 설립,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ODM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했다.


이 대표는 윤 대표보다 2년 늦은 1992년 역시 ODM 업체인 코스맥스(옛 한국미로토)를 설립했다.


한국콜마는 설립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2005 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에는 70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비해 코스맥스는 재작년까지도 매출액이 200억원대를 넘어서지 못했고 2003년에는 8억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판도는 2004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코스맥스는 2004년에 세계 최대 화장품회사 로레알과 공급 계약을 체결해 업계를 놀라게 하더니 2005년에는 더페이스샵과 손잡고 저가 화장품 시장을 공략,매출액 515억원에 4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04년 대비 매출은 33.8%,순이익은 304.2% 증가한 실적이다.


◆엇갈리는 사업전략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올 들어 판이한 성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콜마의 경우 지난 2002년 시작한 제약사업과 화장품사업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 의약품 부문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며 "화장품을 만드는 시각으로 약품을,약품을 만드는 시각으로 화장품을 보면 장점이 결합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새로 내놓은 아토피 피부용 연고(상품명 아토엔)를 시너지 창출의 예로 들며 "제약사가 만든 기존 연고보다 피부흡수율이 훨씬 뛰어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코스맥스는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한 덩치 키우기를 최우선 과제로 선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20%를 해외 시장에서 거뒀는데 올해는 이를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작년 4월 구축한 중국 공장 생산량을 3~5년 내 국내 생산량만큼 확장해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메리케이 등 세계적 화장품 직판회사 등과의 거래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경수 대표는 "올해는 코스맥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놓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