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지귀 설화' 발레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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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무용의 대명사로 불리는 발레는 오랜 전통과 함께 '백조의 호수''호두까기 인형''지젤' 등 누구나 한번쯤은 보고 봤을 만한 많은 '명품'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적 창작발레는 여전히 생소한 분야다. 발레 창작의 기회는 점차 줄고 있으며 그나마 무대에 올려진 작품도 관객으로부터 외면받기가 다반사다. 김선희발레단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창작발레를 고집해온 발레단으로 꼽힌다.
김선희발레단이 창작발레 '지귀(志鬼)-불꽃'을 오는 17,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박인랑의 '수이전'에 '심화요탑(心火繞塔)'이라는 이름으로 실린 '지귀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신라 선덕여왕을 향한 지귀(地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야기다. '지귀설화'는 고 서정주 시인이 '우리 데이트는'이란 시에서 '내 금팔찌나 한짝 그대 자는 가슴 위에 벗어서 얹어 놓고 그리곤 그대 깨어나거든 시원한 바다나 하나 우리 둘 사이에 두어야지'라고 노래했을 정도로 널리 구전돼온 전통설화다.
국립발레단의 '환타지발레 바리'와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의 대본을 맡았던 원로예술평론가 박용구 선생이 새롭게 대본을 만들고 러시아 정통 발레테크닉을 한국인의 근육과 호흡에 맞춰 새로운 한국발레를 개척해온 김선희씨가 현대적으로 안무했다. 개념미술가로 유명한 안규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현대적이고 심플한 무대를 재현해 보인다. 영상작가 남기원씨는 섬세한 영상터치로 극적요소를 강화했다.
주인공 지귀역에는 신예 이현준씨가 낙점됐다. 이씨는 지난 2004년 세계적인 발레콩쿠르인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에서 김리회씨(국립발레단)와 함께 주니어 2인무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유망주. 이씨의 상대역은 2003년 스위스 로잔콩쿠르 수상자인 김성민씨. 김씨는 선덕여왕의 애틋한 사랑을 이씨와 함께 그려낼 예정이다.
(02)3216-1185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