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식 '호된 신고식'… "의혹 해명때까진 보고 안받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 6~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새 국무위원들이 13일 임명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다.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는 이날 국회 과기정보통신위 업무보고에서 회의가 중단되는 등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반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여야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한껏 몸을 낮춰 눈길을 끌었다.
◆호된 신고식=김 부총리는 과기정통위에서 '보고 자격'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여야 공방이 벌어지면서 과기정통위는 개회 30분 만에 회의가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절대 부적격'으로 판정한 김 부총리가 대기업으로부터 사무실과 차량을 제공받은 의혹이 새롭게 불거진 만큼 현안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일단 취임한 이상 정상적 업무수행에 협조하면서 추가 의혹에 대해서는 규명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맞섰다.
한나라당 과기정위 간사인 심재엽 의원은 "김 부총리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해명되기 전까지 직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보고를 받을 수 없다.
차관이 대신하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간사인 홍창선 의원은 "언론이 제기한 의혹만 갖고 직위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쟁논란으로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라며 "의혹에 대해서는 질의 답변과정에서 판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무실과 차량을 제공받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김 부총리는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출가 외인"=유시민 장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야당(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주최로 의원회관에서 열린 '노후 소득보장체계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 나타나 여야 의원들에게 깎듯하게 인사했다.
자신을 '절대 부적격자'로 규정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농담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박수와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유 장관은 "한나라당 중앙위원들이 모인다기에 인사드리러 왔다"고 말하자,한나라당 이방호 정책위 의장은 "호랑이 굴에 들어와 귀여움 많이 받는다"고 농담을 건네면서 분위기는 부드러워졌다.
이 의장은 "유 장관이 국민을 불안하게 했던 게 사실인데 이제 달라지지 않겠나"고 하자,유 장관은 정중하게 "잘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국회 국민연금특위도 찾아 위원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앞서 유 장관은 유재건 열린우리당 의장을 예방,"앞으로 출가외인으로 쳐주시고 시집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와 만나선 "새댁 심정으로 인사드리러 왔다"고 하자 이 원내대표는 "잘하라"고 화답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도 취임인사차 여야 지도부를 만나 최선을 다해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