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뱅크, 금융허브 역할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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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중인 요제프 아커만 도이치뱅크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한덕수 경제부총리를 잇따라 만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덕수 부총리는 오늘 아침 조선호텔에서 아커만 회장과 조찬회동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 배석한 재경부 관계자는 "한국 경제와 금융허브 전략, 채권시장과 중소기업 발전방안에 대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수장 대 수장의 만남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커만 회장과의 면담 직후 가진 재경부 간부회의에서 한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채권시장이 취약하다"며 "채권시장 활성화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빨리 시행하라"고 말했습니다.
한 부총리는 특히 "외국인의 채권 투자가 미미한 만큼 투자에 애로가 있는지 조사하고 영국 등 외국의 사례를 연구해 반영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국 채권시장의 큰 손인 도이치뱅크의 입김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외환위기 당시부터 우리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도이치뱅크는 지난해에 정부에 큰 빚을 지기도 했습니다.
KTX 등 공기업을 상대로 도이치뱅크가 불법 파생거래를 한데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당초 영업정지라는 중징계에서 기관경고로 제재수위를 대폭 낮췄고 이를두고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봐주기 의혹과 로비설에 시달렸습니다.
오늘 아커만 회장을 만난 노무현 대통령 또한 "우리가 외환위기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대출을 막고 거둬들이고 철수했지만 도이치뱅크는 한국에 믿음을 갖고 대출을 더 많이 해줘서 위기 극복의 큰 힘이 됐다"고 치하했습니다.
이같은 정황을 들어 도이치뱅크가 정부의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이치뱅크가 한국에 정식으로 지역법인을 설립하고 하반기 허용 예정인 외국 금융지주회사의 첫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외국은행에 금융지주회사를 허용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지난 1월말 입법예고하고 이르면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입니다.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과 관련해 성과에 목 말라하고 있는 정부로서도 놓치기 싫은 대어라는 지적입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