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나풀거리는 흰색 원피스의 소녀들이 몰려온다.'


여전히 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2월로 접어 들면서 여성들의 마음은 벌써 밝고 화사한 색의 봄 옷으로 갈아입은 지 오래다.


올봄 여성복 경향은 하늘하늘한 소재를 이용해 여성미를 한층 더 강조하면서도 복잡하고 화려한 실루엣과 컬러를 멀리하고 깔끔하고 정제된 실루엣으로 돌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른바 '로맨틱 미니멀리즘'이다.


복잡한 디테일과 알록달록한 컬러보다는 심플한 라인과 하늘하늘한 소재로 몸에서 흘러내리는 스타일의 블라우스와 원피스가 대세인 것.박성희 베스띠벨리 디자인실장은 "이 같은 경향 속에서 한편으로는 여성 몸매의 S자 곡선을 강조하는 '글래머러스 룩',단정한 느낌의 '페미닌 프레피 룩'과 함께 날씨가 더워질수록 '리조트 룩' 등이 새롭게 유행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컬러=역시 올봄 신상품에는 메가 트렌드 컬러인 화이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화이트는 전통적으로 순수함,우아함,청순함을 나타내는 컬러로 꾸미지 않아도 세련되고,날씬해 보이는 장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로 코디한 올 화이트 룩과 함께 네이비,오렌지,레드,골드 등의 컬러가 포인트로 들어간 스타일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연수 조이너스 디자인실장은 "올봄 반드시 갖추어야 할 아이템은 바로 흰색 블라우스나 원피스"라며 "화이트 컬러 블라우스의 경우 가슴에 간단한 레이스나 비즈 장식이 달리고 소매가 짧아 팔목이 얼핏 보이는 스타일을 선택하되 여기에 극단적인 대비색을 사용한 블랙 팬츠나 네이비 컬러의 스커트 등과 매치하면 흰색 상의가 더욱 빛을 발한다"고 조언했다.


◆스타일=올봄에는 바람에 나풀거리는 스타일들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냉철하고 강해 보이는 이미지 대신 섬세함과 대담함 사이를 오가며 '바람이 불면 흔들릴 것 같은' 청초한 소녀의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옷들이 신상품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블라우스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다.


다만 재킷의 경우에는 단순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인기다.


따라서 하늘하늘하고 소녀적인 느낌을 주는 블라우스나 원피스 위에 심플한 재킷을 매치하면 '로맨틱 미니멀리즘'을 쉽게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맹위를 떨치던 각종 복잡한 디테일이 모두 퇴조하는 반면 '레이스'는 그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봄 각종 여성복에 장식적인 효과를 주는 유일한 디테일은 하늘하늘한 시폰 소재 레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번 시즌 유행할 레이스 블라우스의 특징은 러플,플리츠 등 디테일이 한층 정제되어 모던한 느낌을 주면서 시폰 코튼 등으로 만들어진 레이스는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옷감=소재면에서 보면 한결 고급스럽고 부드러워진 리넨과 코튼 소재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소재들은 화이트 또는 이와 비슷한 뉴트럴 컬러들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봄 여름 '에스닉 열풍'의 영향으로 옷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프린트와 패턴들은 이번 시즌 확실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스트라이트의 영향은 여전히 남아 있는 편이다.


카디건의 목 부분과 소매 부분에만 부분적으로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옷을 고르면 무난하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