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KT&G의 경영자문을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업계는 과거 진로 사태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97년 진로의 경영자문을 맡기로 했던 골드만삭스가 진로 채권을 매입,법정관리에 집어넣은 후 엄청난 차익을 챙겼기 때문에 이번에는 과연 어떤 전략을 취할지 관심이 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진로와 KT&G가 상당한 공통점을 갖고 있어 향후 전개 추이를 유심히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 모두 M&A 업계가 가장 선호하는 시장점유율 1위,뛰어난 현금흐름,분할하기 쉬운 사업구조 등 3대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공통점은 두 회사 모두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KT&G는 작년 국내 담배시장에서 7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진로도 97년 당시 전국 소주시장의 40%,수도권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였다. 현금흐름이 뛰어나다는 점도 비슷하다. KT&G는 2002년 이후 매년 수천억원의 현금흐름을 기록하고 있고 진로도 당시 탁월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갖고 있었다. 또 양사 모두 분할하기 용이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아이칸이 기업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한국인삼공사는 매년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알짜 회사다. 이와 함께 KT&G는 바이더웨이와 YTN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진로도 당시 소주사업부와 위스키사업부,생수사업,그리고 진로재팬 등 분할이 용이했던 사업구조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은 KT&G의 재무구조가 좋고 외국계에 대한 경계 심리가 한국사회에 깔려 있어 과거 진로 사태의 재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