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1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는 등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10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10일까지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국민 외환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은행 기준) 등 5개 은행 순이익은 8조50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급증했다. 17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은행도 8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돼 전체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1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은행의 주수입원인 대출 증가율이 전년 5.2%에서 지난해 8.3%로 상승한 데다 카드부문 정상화 등 자산건전성 개선에 따른 충당금 적립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15~20%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 우리금융은 지난해 1조6882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보다 33.8% 증가한 수치다. 이에 앞서 실적을 내놨던 외환 국민 신한지주 등도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이 전년 말 대비 27조9000억원(20.5%) 늘어난 164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자산증가율을 보였다. 고정이하 부실여신비율도 1.4%로 전년 말 2.5%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주요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법인세 비용이 증가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7.5% 감소한 1조4258억원이었다. 작년 12월1일 출범한 하나금융지주도 이날 지난해 220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4분기 자회사 영업성과를 지분법 평가한 결과다. 주요 자회사인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9067억원이었다. 하나은행은 옛 서울은행 합병에 따른 법인세 감면 효과가 사라져 법인세 비용이 5835억원 증가한 데 따라 순이익이 31.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8.8% 증가했다. ◆올해는 M&A 이슈가 관심 전문가들은 지난해 은행들이 100%가 넘는 높은 이익 증가율을 보인 데다 올해는 수수료 인하 등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특별한 리스크가 없고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 신 자산건전성 규제 기준인 바젤II 도입에 대비,추가적으로 필요한 충당금을 대부분 쌓아 10~20%의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금융팀장은 "4분기만 보면 실적이 추가 충당금 부담으로 다소 좋지 않았지만 향후 충당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은행업종에 대해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외환은행 매각 등 인수·합병(M&A)도 올해 은행업종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금융팀장은 "은행 간 경쟁으로 인한 성장 정체 문제를 풀기 위해 추가적인 대형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국민은행 9만원,신한지주 5만1000원,하나금융 5만4000원,외환은행 1만5300원,기업은행 1만9600원 등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