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들로부터 '저질 영화'라는 혹평을 받았지만 순간적인 웃음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코미디영화 '투사부일체'에서 조폭 두목인 오상중(김상중)은 웃음 제조의 다크호스 역할을 했다.


조직의 '큰 형님'으로서 그는 반짝이는 회색 원단의 정장차림을 하지만 곧 더벅머리 교복차림으로 고등학생이 돼 교내 일진회 학생들에게 얻어맞고 돈을 빼앗긴다.


이처럼 망가져버린 그가 다시 멋있어 보인 것은 장례식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오는 장면이다.


물론 오자마자 상대편에게 볼품없이 당하지만 달려오는 그 순간만은 확실히 멋졌다.


이때 매력적인 요소는 그의 복장이다.


검정 가죽 재킷과 바지,무릎 아래까지 올라오는 부츠와 가죽장갑,헬멧까지 갖춘 그야말로 완벽한 오토바이족의 '라이더스 룩(rider's look)'.그의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300만원 이상을 들여 특수 제작했다고 한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라이더)의 복장에서 모티브를 얻은 라이더스 룩은 가죽이나 특수소재로 만든다.


원래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오토바이복은 고속 주행을 전제로 해 방풍성(防風性)이 뛰어나고,넘어져도 피부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라이더스 룩은 강인하고 거친 남성적 매력을 가진 동시에 여성이 입을 경우에는 섹시한 멋을 풍긴다.


이런 패션은 최근 주 5일 근무와 정장을 강요하지 않는 직장 분위기,그리고 오토바이의 인기 상승으로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스타일이 됐다.


그러나 요즘은 무거운 가죽 대신 합성섬유 재킷을 입고 바지도 7부 길이를 선택한다.


물 빠진 느낌의 청바지나 무릎 부분에 주머니가 크게 달린 카고 바지를 입기도 한다.


또한 색상도 밝고 선명한 것이 많이 보이며 심지어 자수,스팽글(얇은 금속조각),레이스 등으로 장식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패션 아이템답게 화려해진 것이다.


유미하(패션칼럼니스트) mihar@magic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