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콜금리를 4.00%로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콜금리는 최근 4개월 사이 세 차례나 인상되며 2년7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섰다. 경기회복 추세와 함께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다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투기 재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한은(韓銀)의 설명이다. 하지만 본격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를 뿐 아니라 가계와 기업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불안한 느낌을 감추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물론 금리인상에는 상당한 정도의 당위성이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민간소비도 차츰 늘어나고 있는 만큼 물가 압력에 선제(先制)대응할 필요성이 없지 않다. 또 강남 등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부동산 투기가 재연될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거품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는 것도 경계하지 않으면 안될 대목이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추세에 있고 특히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국제 부동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경기가 정말 본격 회복기조에 들어섰다고 낙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은은 올 경제 성장률 5% 달성은 무난하다는 장담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회복세는 예상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기업들의 투자 활동 역시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최근들어선 원화 환율이 크게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데다 국제 유가(油價)까지 고공비행을 계속하며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또다시 상승함으로써 은행대출이 많은 가계나 기업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苦痛)에 시달리지 않으면 안되는 꼴이 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불과 4개월 사이에 금리가 0.75%포인트나 뛰어오른 만큼 더욱 우려가 크다. 이대로 가다가는 힘들게 소생한 경기회복의 싹이 채 피어나기도 전에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다름아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혹시라도 경기 회복기조를 망가뜨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 같은 제반 상황을 세심히 배려하면서 보다 신중한 금리정책을 운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