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딱지에 흰 쌀밥을 얹은 뒤 구석구석에 박힌 노란 알을 긁어내 요리조리 비벼 먹는 그 맛.간장게장은 굴비 등과 함께 대표적인 '밥도둑'으로 유명하다.


쫀득하면서 유들유들한 게 생살을 쭉 빨아먹은 맛은 얼마나 일품인가.


간장게장은 밥투정 많은 아들의 투덜거림을 잠재우고 식욕 없는 딸의 입맛을 살려내는 어머니들의 '필살기'라고나 할까.


게 하나 들고 게걸스럽게 먹을 만한 간장게장 맛집을 추천한다.


◆어향(032-328-8859)=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있는 '세이브존' 건너편에 있다.


부천에서는 간장게장과 한정식을 잘하기로 꽤 소문난 곳이다.


짜지 않으면서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게장을 숟가락으로 떠 먹어도 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게장은 너무 짜거나 달아도 안된다는 것을 유의해 적절한 맛을 내고 있다.


한정식을 함께 하다 보니 다양한 반찬이 딸려 나온다.


옥수수 가루를 넣어 만든 밥에다 게살을 얹어 비벼 먹으면 밥 한 그릇이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김에 싸먹어도 그만이다.


간장게장 정식은 2만2000원.포장판매시는 1만8000원이다.


한정식은 2만5000원부터 7만원까지 다섯 종류가 있다.


◆큰기와집(02-722-9024)=서울 종로구 소격동 정독도서관 가는 길에 있다.


한정식 코스 메뉴를 파는 곳으로 간장게장이 맛있다.


간장게장을 먹기 위해서는 '청주한씨 간장게장'을 주문해야 한다.


살과 알이 꽉 찬 게가 보기만 해도 맛나 보인다.


짜지 않으면서 입에 잘 맞도록 해놨다.


알과 살을 밥 위에 쭉 짜서 꺼낸 뒤 잘 비벼 김에 싸먹으면 일품이다.


지난해까지 1인분에 3만원이었는데 현재는 3만5000원으로 올랐다.


양념게장(2만5000원)은 맵고 달착지근하지만 먹고 나면 입 주위가 얼얼하다.


◆봄샘(02-761-6800)=서울 여의도 민주노동당사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짜지 않고 간간하면서 달착지근한 맛으로 알아주는 곳이다.


오랫동안 그 맛을 유지해와 여의도 일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간장게장은 20여가지가 넘는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만든다고 한다.


반찬으로 나오는 빨간 양념게장도 맛나다.


1인분에 2만5000원.점심에는 징기스칸,저녁에는 고기를 먹기 위한 사람들이 많다.


◆전주식당(02-543-3321)=서울 강남구 신사동 남서울웨딩홀 뒤편에 있다.


상호에서 전라도 냄새가 풍기지만 음식의 기초는 황태를 이용한 것이 많다.


예를 들어 김치전골의 육수를 황태로 낸다.


간장게장도 마찬가지다.


짭쪼롬하면서 나름대로 깊은 맛을 유지하고 있다.


간장게장을 주문하면 황태국이 서비스로 나온다.


새우젓을 넣어 먹으면 시원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게장정식 1인분 2만5000원.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