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원들이 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금융규제 완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JP모건 스테판 제임스 상무는 윤 위원장에게 "증권 부동산 등 전문화된 자산운용 회사에 설립 자본금 요건은 지나친 규제 아니냐"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변경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자산운용사 설립 자본금 요건이 종전 300억원에서 현재 100억원으로 낮춰졌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스튜어트 솔로몬 사장은 현재 일반 보험사와 다를 바 없이 보험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우체국과 농협 등 유사 보험에 대해서도 퇴직연금 판매를 허용할지 여부에 관해 질의했다. 농협이 최근 퇴직연금 판매를 위해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겠다고 입장을 밝힌 데 따라 금융당국에 이의 수용 여부를 문의한 것이다. SC제일은행의 알렉스 박 부행장은 "자본시장통합법 안에서 유가증권과 파생금융상품의 정의가 포괄적"이라고 지적했으며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규제 시스템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꾼다고 하는데 시기는 언제쯤이냐"고 물었다. 윤 위원장은 이 같은 금융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 "경제의 질적인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 수요자 입장에서 금융 부문의 모든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실효성 없는 규제,민간의 창의적인 활동을 제약하는 중복·과잉 규제를 중점적으로 정비하고 금융 규제를 기능별로 재검토해 업종 간 규제의 형평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외국계 금융사 CEO 간담회 등을 통해 나온 외국계 금융사의 건의사항 중 52건을 개선하는 등 모두 269개 과제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