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9일 상장을 계기로 '유통 지존' 자리를 건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 간 진검승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백화점에서는 롯데,할인점에서는 신세계(이마트)가 각각 1위 자리를 나눠 갖고 있지만 향후 복합쇼핑몰과 홈쇼핑 진출 등 '유통 수직계열화'를 겨냥한 신업태 진출경쟁에서 사활을 건 대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덩치냐,체력이냐 롯데쇼핑 상장을 계기로 맞수인 신세계와의 비교는 좀더 객관적이고 구체화될 수 있게 됐다. 외모(시가총액·매출규모)뿐만 아니라 건강상태(부채비율),체력(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한 내공(신업태 등 비전)까지도 비교항목에 들어가게 된다. 종합검진결과로 평가받게 되는 셈이다. 두 회사의 매출과 순이익은 엇비슷하다. 3조원이 넘는 공모자금이 한꺼번에 들어온 롯데가 당장 신규사업에 투자할 자금여력에선 앞서게 됐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최대주주(13.6%,271만주)인 신세계도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현금성 보유 자산이 2조8000억원(주당 공모가 100만원으로 계산할 때) 늘어나 신세계의 현금 유동성도 롯데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 시가총액에서는 공모가(주당 40만원) 기준으로 롯데의 시가총액이 11조원대를 기록,신세계(8조원대)를 앞선다. 하지만 상장 후 롯데쇼핑의 주가에 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지나치게 공모가가 높아 추가 상승은 힘들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단기승부처는 할인점 롯데쇼핑은 유가증권 신고 보고서에서 할인점인 롯데마트 강화에 우선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백화점에 치우쳐 있는 유통사업 포트폴리오를 할인점 등 신업태 위주로 재구성하겠다는 것. 롯데는 공모자금과 순이익,유보금 등 4조원에 육박하는 실탄(현금성 자산)의 상당부분을 할인점에 우선적으로 쏟아부을 태세다. 올해 사상 최대인 12개 점포 출점과 아울러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5% 정도 많은 4조1000억원으로 높여잡았다. 신세계는 할인점 이마트가 점포수 매출규모 등에서 롯데와 두 배 정도의 차이를 벌리고 있어 아직은 느긋하지만,국내 100개 이상 점포 운영을 위한 신규 부지 마련을 서두르는 등 '수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업태 경쟁 달아오른다 유통 신업태 분야에선 일단 신세계가 한 걸음 앞서 있다. 신세계는 올해 복합쇼핑몰(부산 센텀시티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 아울렛몰(여주 첼시신세계 아울렛몰) 착공에 들어간다. 신세계는 또 주력인 할인점 이마트 외에 홈쇼핑을 인수,'백화점→할인점→홈쇼핑'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쇼핑의 반격도 만만찮다. 김포공항 내 복합쇼핑몰 스카이파크 사업을 따내 수도권 복합쇼핑몰사업에선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할인점 기반 확대와 함께 홈쇼핑 인수 등 여러 구상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