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해 국내 로펌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로펌들은 합병을 통해 대형화 전문화를 시도하는 한편 해외 진출과 외국 변호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송무분야에서 성가를 높여왔던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달 23일 자문 업무에 강한 법무법인 김신유와 통합한 뒤 광장 태평양 세종 등과 로펌 2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화우는 2003년 2월 화백과 우방이 합쳐져 국내 5위권 로펌으로 뛰어오르는 등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광장과 율촌이 각각 특허사무소와 합병했다. 대형화와 특허 분야에서의 전문화를 실현하기위한 결정이었다. 해외 진출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오는 3월 세종과 지평이 베이징사무소를 열게 되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로펌은 5개로 늘어난다. 그 외 많은 로펌들이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이며 몇몇 로펌은 베트남 러시아 호주 등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외국 변호사 영입 추세도 두드러진다. 한국 변호사와 외국 변호사 자격을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을 포함하면 국내 주요 로펌의 외국 변호사 비율은 30% 선에 이른다. 법무법인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는 "외국 변호사가 많을수록 외국 로펌들과 업무 제휴를 맺기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법률시장 개방의 기본 틀은 지난 6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서 결정된다. 한국 정부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되는 협상에서 외국 로펌의 국내 지사 설립과 국제법 자문은 허용하되 국내 변호사 고용은 금지하는 등 개방 폭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WTO 제6차 각료회의에서 서비스시장 개방 협상 방식이 '국가 간 개별 협상'에서 '복수 일괄 협상' 으로 바뀌어 개방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양국 로펌 간 합병을 허용하도록 하는 등 전면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