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033780]가 미국의 억만장자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경영 참여 선언 이후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오전 11시49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KT&G는 전날보다 10.66% 급등한 5만7천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일 케이먼 아일랜드 소재의 사모투자조합인 아이칸 파트너스 마스터 펀드는 경영참여 목적으로 KT&G 발행주식 1천70여만주를 장내 매수해 6.59%의 지분을 확보한 후 6일 사외이사 후보 3명을 추천하는 등 경영개입에 속도를 내고 있어 경영권 을 둘러싼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아이칸 효과 '톡톡' 최근 급락장 속에서도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상승세를 탔던 KT&G의 주가는 '아이칸 효과'로 가속도가 붙고있다. KT&G는 지난 3일 아이칸의 지분 매집과 경영 참여 선언 소식이 전해진 후 3.61% 상승, 사상 처음으로 5만원대에 올라섰다. 이어 6일 KT&G는 공시를 통해 스틸파트너스와 아이칸 파트너스가 웨렌 지 리크텐스타인와 하워드 엠 로버, 스티븐 울로스키 등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 경영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주가도 이에 빠르게 반응하며 급등하고 있다. ◆적대적 M&A 가능성은? 증시 전문가들은 대내외 요건을 고려하면 아이칸측의 경영 참여시도가 실제로 적대적 M&A로 이어질 가능성으로 그다지 높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KT&G의 지분구조는 표면적으로 취약해 보이지만 경영권을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 때문이다. 아이칸 측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KT&G 경영진측의 숨어있는 우호지분도 꽤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증권 정성훈 애널리스튼 "현재 KT&G의 우호지분은 중소기업은행 5.9%, 우리사주조합 5.8% 등 표면적으로는 18% 수준이지만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게다가 9.6% 수준인 자사주를 우호주주에 매각할 경우 경영권 위협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화증권 박희정 애널리스트는 "최근 헤르메스에 대한 형사처벌, 정부 및 언론의 태도 등을 감안할 때 M&A 및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단기모멘텀 '탁월' 실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높지 않음에도 의외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3월 주주총회전까지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 아이칸측이 KT&G에 촉구하고 있는 유휴 부동산의 개발 및 매각, 한국인삼공사 IPO 등 주가부양책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박희정 애널리스트는 "과거 미국에서 아이칸이 그린메일(주식을 시장이나 장외에서 매집한 후 경영권이 취약한 대주주에게 보유주식을 높은 가격에 되팔아 프리미엄을 챙기는 수법)을 시도한 경우 단기 주가상승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이경주 애널리스트도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KT&G의 높은 자산가치가 아이칸측의 주가부양책 요구와 맞물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현대증권은 한국인삼공사의 가치를 1조2천억원, 유휴 부동산의 가치를 7천199억원으로 각각 평가하고 이러한 지분가치를 반영해 KT&G의 적정주가를 6만2천원으로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