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ㆍ미국 충돌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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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시 행정부와 극단적으로 대립해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이 2일 급기야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관 무관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키로 함으로써 양국 간 대립이 본격화하고 있다.
차베스의 이번 무관 추방은 작년부터 군 무기 도입을 강화해온 차베스 정부가 스페인 브라질로부터의 군용 항공기 등 구매에 있어 미국 정부의 반대에 강력 항의하는 가운데 취해졌다.
차베스는 최근 브라질과의 군용 항공기 구매계획이 미국의 방해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향후 구매처를 중국이나 러시아로 바꿀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에 대해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곧바로 차베스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며 '걱정되는 인물'이라고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나아가 존 니그로폰테 미 국가정보국장은 베네수엘라가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악의 축' 국가들과 유대 강화를 추진해왔다고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날로 높아가는 석유 가격과 제한된 공급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 주요 에너지 생산국들의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경고했다.
최근 들어 세계 5대 석유수출국이자 미국으로 원유를 공급하는 네 번째 국가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야 하다는 주장도 미국 내에서 강해지고 있다.
그동안 차베스는 미국이 자국을 침공하려 기도하면 미국으로의 석유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반면 미국은 차베스의 헬기 소총 등 군 무기 대량 도입에 대해 역내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해왔다.
더욱이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에서 언급됐듯이 차베스와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 간의 '연합전선 구축'에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미국이 차베스의 반미노선을 남미지역 전체의 안보 상황과 연계시키는 강도를 높여가고 있어 베네수엘라가 '제2의 이라크'가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