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0년 베르사유 궁에서 성대하게 치러진 프랑스 왕세자와 오스트리아 공주 마리 앙트와네트의 결혼식에 대해선 이런 일화가 전해진다.


왕세자는 식탐을 부리느라 진주와 다이아몬드에 파묻히다시피 한 새색시가 안중에 없었다.


아버지 루이 15세가 절제를 당부하자 장차 루이 16세가 될 아들은 "나는 배가 불러야 잠이 잘 온다"며 엄청난 양을 먹어치웠다.


프랑수아즈 티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 부인을 서울 합동 관저에서 만나 '프랑스인들에게 요리는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그는 수백 년 전 왕실 풍경을 전하며 "프랑스 요리는 축제"라고 말했다.


1789년 프랑스혁명 직전 왕실은 끊임없는 전쟁과 사치로 국가 재정을 파탄 내 혁명의 씨앗을 뿌렸지만 업적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프랑스 요리라는 위대한 문화 유산을 남긴 것이다.


티에보 여사는 "지금의 프랑스 요리법과 에티켓의 대부분이 루이 14세 때 정립됐다"며 "당시 요리는 왕을 돋보이게 하는 재료로서 화려함이 절정에 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때까진 귀족들만의 축제였다.


프랑스 요리를 대중화시킨 것은 혁명이었다.


왕족과 귀족들이 처형되거나 망명하면서 실업자가 된 요리사들이 나라 안팎에 레스토랑(대중 식당)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요리사들의 호구지책이었다.


하지만 왕실이 아니더라도 토양이 넓고 비옥한 프랑스의 음식 문화는 다채롭고 풍요롭다.


남쪽은 해물탕 '브이야베스'가 유명하고 북쪽은 빵과 고기를 더운 치즈에 찍어 먹는 퐁듀를 즐긴다.


스위스 퐁듀는 그뤼에르 치즈를 많이 쓰는 반면 프랑스는 에멘탈과 보포르를 쓴다.


거위 간 요리 '푸아그라'는 남서쪽 특산물이고 '크레프'는 브르타뉴 지방의 자랑이다.


우리는 크레프를 아이스크림을 넣은 디저트로만 알고 있지만 프랑스인들은 야채와 계란을 넣어 식사로도 대신한다.


티에보 여사가 소개한 프랑스 요리는 '크르베트 드 라 리비에라(Crevette de la Riviera)',즉 리비에라(지중해 연안)식 대하 구이다.


대하 구이는 프랑스 요리의 예술적 기교 중 하나인 '플랑베' 과정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프랑스 대표 요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릴에 익힌 새우를 프라이 팬에 놓고 센 불에서 코냑을 부은 후 불을 붙인다.


이렇게 하면 나쁜 냄새를 없애고 깊은 풍미를 낼 수 있다.


직접 플랑베 과정을 시연하던 티에보 여사는 "플랑베를 할 땐 코냑의 향이 순식간에 배게 손놀림을 재빨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티에보 여사가 프랑스식 사과 타르트 조리법을 아울러 가르쳐 주기에 타르트를 구울 땐 뭐가 제일 중요하냐고 물으니 "우선 고르고 질 좋은 밀대가 필요하고,버터는 아주 약간만 말랑할 때 반죽에 넣어야 하고, 반죽을 숙성시킬 땐 버터가 아주 적당히 단단해질 만큼만 냉장고에 둬야 하며 밀가루와 버터를 섞을 땐 재빨리 저어야 하고…" 얘기하다가 웃으면서 "모든 게 중요하지요"란다.


이쯤 되면 예술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이날 배석한 필립 티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는 안타깝게도 평소 부인이 해주는 예술적 요리를 맛볼 수 없다.


부인은 본국에서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서울 합류를 내년으로 미루고 아주 간간이 방문할 뿐이다.


티에보 대사에게 "평소 부인이 보고 싶겠다"고 물었더니 "당연히"라 하더니 이내 외교관으로 돌아와 "한국을 발견하는 데 바빠 생각 날 틈은 별로 없다"고 예의를 갖춰 대답한다.


그리곤 웃는다.


약간 민망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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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비에라식 대하구이 만들기 >



◆재료=대하 세 마리,화이트 와인,소금,백색 후추,올리브 오일,#호두 소스=다진 호두 10g,버터 70g,소금, 후추 약간, 레몬 주스 1/8컵,다진 파슬리 약간,#곁들일 요리=방울토마토 3개,빵가루 100g,다진 마늘 5개,다진 파슬리 10g,올리브 오일 타임 50cc,소금,후추,호박,다진 양파,쌀


◆만들기=①새우는 몸통만 등 쪽으로 칼집을 내 펴서 준비한다.


②준비된 새우에 와인과 올리브 오일을 살짝 부어 재워 둔다. 소금 후추를 뿌린다.


③그릴에 완전히 굽는다(프라이 팬이 아니라 그릴에 구워야 새우가 말리지 않는다). ④새우를 담은 팬을 센불 위에 놓고 코냑을 이용해 플랑베를 한다.


#호두 소스=팬에 버터와 다진 호두를 넣고 타지 않게 갈색이 되도록 볶다가 소금 후추 레몬주스 다진 파슬리를 넣은 후 구운 새우 위에 뿌린다.


#곁들일 요리=①방울토마토는 꼭지를 절단해 속을 파 낸다.


빵가루,다진 마늘,파슬리,올리브 오일 타임,소금 후추를 모두 섞어 속을 채운다.


섭씨 200도 오븐에 10분간 굽는다.


②호박은 모양 내 깎아 살짝 삶은 후 올리브 오일에 소금 후추를 간해 살짝 볶아 접시에 담는다.


③씻은 쌀에 다진 양파,소금,월계수 잎,올리브 오일을 넣고 물을 맞춰 밥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