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실시된 열린우리당 당권 예비선거에서 정동영 후보가 경쟁자인 김근태 후보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적어도 외형상이나마 정 후보가 당권 경쟁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특히 18일 전당대회에서는 1인2표제 방식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각 후보는 당권 향배의 최대 변수가 될 합종연횡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비선거 결과=총투표 수는 이날 득표 수(70%)와 여론조사 결과 30%를 합산한 결과다. 예상대로 당내 주주들이 무난히 선두권에 진입했다. 정동영 후보가 당내 최대 주주라는 평가에 걸맞게 조직의 힘을 앞세워 무난히 1위를 차지했다. 재야파의 지지로 정 후보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김근태 후보가 81표(4%) 차로 뒤를 쫓았다. 실제 전대에서 투표에 참여할 기간당원 여론조사에서는 차이가 2.3%에 불과해 최근의 접전양상을 대변했다. 투표에서 차이가 난 것은 예비경선의 특성상 투표 대상이 국회의원과 중앙위원 상무위원 등 여당의 핵심당원에 국한된 만큼 조직의 우열이 득표로 그대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간당원이 대거 참여하는 본선은 예선전과는 다른 투표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예비선거를 계기로 정·김 두 후보 간의 대결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투표 직전 실시된 유세에서도 날카로운 각을 세웠다. 정 후보는 "이 시간부터 어떤 후보에게든,어떠한 네거티브도 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김근태 후보를 겨냥했고,곧바로 등단한 김 후보는 "지금 상황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당권파 책임론을 제기하며 되받았다. 관심을 모은 3위 싸움은 참여정치연구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김두관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의정연구센터와 당내 중도파의 지원을 받은 김혁규 후보는 2표차로 4위에 머물렀다. 당내 조직이 미약한 40대 재선그룹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합종연횡이 변수=본선의 최대 변수는 각 후보 간 연대다. 1위표 뿐 아니라 2위표를 받는 게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력후보인 김근태 정동영 후보를 중심으로 짝짓기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김근태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2,3위 연대'가 굳건한 상황이다. 이에 맞서 정동영 후보는 4위 김혁규 후보 등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배제투표 등을 감안하면 전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40대 재선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에서 절대 열세인 재선후보들이 모두 고전하고 있는 만큼 표 결집을 위한 단일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에 성공하면 지도부 진입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재창·김인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