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빨리,현금으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전략에 대한 금융계의 평이다.


당초 예상됐던 올 6월보다 일정을 두세 달 정도 앞당겨 3월 중 외환은행 매각작업을 끝낼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매각에 대해 정치권의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매각 서두르는 론스타=론스타로부터 주간사로 선정된 씨티글로벌마켓은 최근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비밀유지약정서(CA)를 국내 주요 금융사들에 발송한 데 이어 조만간 유력 인수 후보사에 매각정보안내서(IM)를 보낼 예정이다.


2월 한 달간 데이터룸을 운영하며 인수 후보들에 실사 기회를 준 뒤 3월 중 MOU(양해각서)를 맺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이 지난달 31일 국내 은행들 가운데선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 것도 매각 일정을 앞당기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론스타의 탈세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론스타가 벌금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대주주 자격을 잃어 향후 매각 구도에 중대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론스타는 수사가 끝나기 전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 매각 제동 움직임=그러나 론스타의 의도대로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조용히'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정치권의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은행 매각 반대에 대해선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매각작업에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8명은 지난달 26일 성명을 통해 "외국계 투기자본 론스타가 주도하고 금융감독 당국이 방관하고 있는 외환은행 매각 추진은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열린우리당은 '외환은행 매각 중단'을 당론으로 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의원 등 국회 재경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 오는 8일 열리는 소위에서 외환은행 매각 당시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정부에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내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국민,하나은행은 속도 조절=이런 분위기 속에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사태를 관망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인수자문사로 메릴린치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도 일찌감치 크레디트스위스(CS) 및 법무법인 세종과 손잡고 인수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에 제동을 걸고 나선 상황에서 굳이 인수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딜에는 상대방이 있는 만큼 팔려는 측만 서두른다고 해서 매각이 곧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자격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