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채권형펀드는 한마디로 죽을 쒔다. 채권형펀드의 연간 평균수익률은 고작 1.86%에 불과했다. 2004년 5.83%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못한 성적표다. 하지만 올 들어선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빠르게 진행됐던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 추세가 안정세로 접어든 까닭이다.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지난해 3%대에서 5%대까지 급등한 금리는 최근 5% 안팎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서서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3.83%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던 '도이치코리아채권투자신탁1-1클래스A'의 경우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이 4.41%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연간 2.89% 수익률에 머물렀던 '한국부자아빠회사채채권증권A-1클래스A' 역시 최근 1년간 수익률이 4.01%로 올라서는 등 주요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개선이 두드러진다. 채권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채권형펀드 가입을 서두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펀드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도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형호 동양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채권형펀드에 가입해 연간 5∼6%대의 수익률이 가능하다면 위험도가 큰 주식에 투자했을 경우 연간 10% 안팎의 수익을 올린 것과 맞먹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국채의 경우 만기가 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고,부도위험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는 채권형펀드도 올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금리 움직임이 불확실할 때는 MMF(머니마켓펀드) 등 단기 펀드로 운용하다가 금리 안정세가 확인된 이후 장기펀드로 갈아타는 것도 요령이다. 또 투자기간과 펀드 내에 편입한 채권의 만기를 일치시켜 금리변동 위험을 최소화한 '매칭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현 대한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은 "1년 이상 장기 투자자라면 금리 수준이 5% 이상일 경우 분할 가입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