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 회사의 정체는 뭘까? 우선 이름부터가 좀 생소하다.


선박리스,산업기계 할부 등 취급 상품도 일반 금융소비자들에게는 친숙하지 않다.


"거리에서 'ㅇㅇ캐피탈'이란 간판을 보면 사채업자들과 헷갈리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백영수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이다.




캐피털 업체들은 하는 일만큼 소유 구조도 다양하다.


덩치가 제법 큰 회사들은 재벌계나 은행계가 많다.


하지만 특징적인 영업을 하는 곳은 개인들이 최대주주인 회사다.


이른바 오너계 회사다.


금융계에선 바로 이 오너 회사들을 '캐피털 업계의 꽃'이라고 부른다.


오너계는 규모는 작지만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비롯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기업구조조정(CRC) 등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분야에 진출해 큰 수익을 올리는 특징이 있다.


은행 등 메이저 금융회사들이 취급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금융 잡화상'의 면모를 가장 잘 갖추고 있는 곳들이다.


대표선수들은 화인캐피탈,CNH캐피탈 등이다.


화인의 경우 인천지역에서 항만하역을 주로 하는 ㈜선광의 심장식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이 전체 주식의 83%를 보유하고 있다.


올초엔 대구지역의 건설 명가인 청구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50대 초반의 심 대표가 옛 한국개발리스를 인수하는 등 여신금융 쪽에서도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자산 규모가 6000억원대이지만 3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수익성도 뛰어나다.


CNH(대표 조덕호)는 재벌계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수입차 오토리스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연말에는 손자 회사였던 휴렌트를 떼어내 CNH캐피탈과 같은 자회사로 돌리는 등 금융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계열기업 수평화를 단행하기도 했다.


재벌계나 은행계는 모기업의 보수성 때문에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모기업의 신뢰도에서 오는 안전성이 강점이다.


대표적인 재벌계는 현대,대우,연합캐피탈 등이다.


과거 LG캐피탈 삼성캐피탈과 각각 합병해 지금도 리스나 할부영업을 하고 있는 LG카드,삼성카드 등도 재벌계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은 현대캐피탈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66%,오토리스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 자동차 관련 금융을 '주 종목'으로 삼고 있다.


지난 95년 두산,삼성,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출자해 설립한 연합캐피탈은 두산중공업,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은행(금융지주회사)계는 모은행이 리스크가 비교적 큰 할부나 리스 쪽 영업을 별도로 전담시키기 위해 세운 곳들이다.


신한캐피탈 하나캐피탈 기은캐피탈 등이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은행의 '신뢰도'를 발판으로 조달 코스트를 낮추고 시너지 영업을 펼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지주회사가 2004년 코오롱캐피탈을 인수해 설립한 하나캐피탈의 경우 은행 프라이빗 뱅킹(PB) 고객들과 연계한 수입차 할부금융 등을,기은캐피탈은 기업은행의 계열사답게 기술력이 뛰어난 벤처기업 투자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