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상징인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가 2월초 LG이노텍의 입주를 끝으로 전자·화학 계열사의 '한지붕' 살림이 시작된다. 지난해 3월 GS그룹과의 분리 이후 1년여 동안 순차적으로 진행해온 이사가 2월 중 완료되면 그동안 '셋방살이'를 하던 전자·화학 계열사 등이 대거 트윈타워에 둥지를 틀게 되는 것. 31일 LG에 따르면 2월 3일 LG이노텍이 10여년 만에 여의도로 복귀하면서 트윈타워의 전자·화학 계열사 입주가 사실상 마무리된다. 현재 강남 한솔빌딩에 본사를 두고 있는 LG이노텍은 3일부터 트윈타워 서관(한강에서 먼 쪽) 33,34층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LG는 1월 초 33∼34 2개층을 쓰고 있던 다국적 광고대행사 WPP 소유의 LG애드가 트윈타워를 나가자 이 빈공간을 LG이노텍 사무공간으로 확보해 놓았다. 90년대 중반까지 트윈타워에 있었던 LG이노텍으로서는 10여년 만에 큰집으로 돌아온 셈이다. LG이노텍은 90년대 중반 강남으로 이전한 뒤 LG반도체빌딩(현 하이닉스빌딩) LG강남타워(현 GS타워) 한솔빌딩 등에서의 오랜 셋방살이 설움을 겪어야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입사 10년차가 넘는 직원들에게는 여의도 시절의 향수가 있을 정도로 트윈타워에 대한 추억이 많다"며 "전자 계열사들이 같은 빌딩에서 근무하게 돼 앞으로 영업 뿐 아니라 기술분야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텍 입주로 그룹 분리 이후 지난 1년여간 진행돼온 트윈타워의 내부 개편은 사실상 완료됐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LS그룹으로 분리된 LG산전(현 LS산전)을 트윈타워에서 내보낸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2개 층을 사용하던 우리투자증권(옛 LG증권)이 인근 증권가로 이주해 나갔다. 이 공간들에는 GS강남타워에 있던 LG전자 한국마케팅 직원 500명이 옮겨오는 등 대부분 전자 관련 사업부들이 입주했다. 이로써 올해부터 트윈타워 서관은 LG전자 LG필립스LCD LG이노텍 등 전자계열사가 주축이 되고 동관은 30층의 회장 집무실 밑으로 ㈜LG,화학,석유화학,생활건강,생명과학 등 지주회사와 화학계열사,LG상사가 순서대로 자리잡는 모양새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그동안 강남북에 흩어져있던 전자 관련 사업부 대부분이 다시 여의도로 모이게 된 셈"이라며 "한지붕 밑에서 근무하면 전자·화학 중심의 글로벌 리딩기업이라는 경영목표 달성 못지 않게 계열사 간 유대감도 한층 강화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