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푸른 숲 너머로 부드러운 곡선의 쌍둥이 빌딩이 모습을 드러낸다.
잘 가꿔진 잔디와 평화로운 연못이 방문객을 맞는 이곳이 국내 최고급 시니어타운 삼성노블카운티다.
"하루에 서로의 얼굴을 두세번 밖에 보지 못합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거든요."
지난 2001년 노블카운티에 입주한 김호식(69).강정애씨(62) 부부는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즐기며 또 다른 자기 자신을 찾고 있다"며 이곳 생활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한다.
실제 이들 부부의 하루 일과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달리 결정된다.
부인 강씨는 오전 6시에 일어나 1시간가량 수영 강습을 받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8시에 아침을 먹고 9시부터 11시까지 피아노를 배우며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채색화 그림 교육을 받는다.
6시에 저녁을 먹고 오후 7시부터 1시간 합창 연습을 한 뒤 하루 일과를 끝낸다.
전직이 한의사였던 남편 김씨의 경우 7시에 기상해 오전 시간에는 주로 독서를 한다.
오후에는 당구동호회나 마작동호회에서 취미활동을 즐기고 틈나는 대로 무료 의료활동도 하고 있다.
이곳은 탁구 골프 등 스포츠와 합창 음악감상 등 문화,노래 바둑 등 다양한 형태의 동호회가 50개에 달한다.
하지만 입주자 평균 연령이 75세에 달하는 고령이어서 의사소통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고,사소한 오해로 인한 갈등이 잣는 게 사실이다.
노블카운티측도 이 같은 현실을 고려,주변에 주말농장을 꾸며 입주자들이 자녀들과 함께 가꾸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역주민들과의 교감도 노블카운티측이 신경을 쏟는 대목이다.
노인들끼리만 어울려 살다보면 잃기 쉬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지역주민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스포츠센터와 문화공간도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한다.
강씨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은 친구 사귀기가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건강할 때 실버타운에 들어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곳의 객실은 72평,56평,46평 등 큰 평수도 있지만 대부분 36평을 선호한다.
이용료는 36평형 기준으로 독신이면 보증금 약 4억원에 생활비 월 140만원,부부는 약 4억8000만원의 보증금에 월 230만원을 내야 한다.
입주 보증금은 떠날 때 되돌려 받는다.
글=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