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지주회사제 전환을 발표한 두산그룹 오너 형제들의 최근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고(故) 박두병 회장의 4남인 박용현 전 서울대병원장이 서울대 의대 교수직을 조기 퇴임키로 한 가운데 3남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5남인 박용만 전 그룹 부회장이 지난 주말 중국에서 회동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박 전 병원장은 다음달 28일 퇴임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년을 3년 앞둔 시점이다. 서울대에서 할 일을 다 한데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두산그룹의 연강재단 이사장으로서 장학 및 학술지원 사업에 매진하기 위해서라는 게 표면적인 조기 퇴임의 사유다. 그럼에도 박 전 병원장의 그룹 경영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병원장은 "그룹경영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의사 출신의 CEO(최고경영자)도 많다"면서 "서울대병원장 시절 직원 5500여명에 한해 예산 5000억원이나 되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면서 나름대로 경영수업도 많이 쌓았다"고 말해 향후 행보에 여지를 남겼다. 한편 박용성 전 회장은 지난 19일 중국 하얼빈에 들른 뒤 20,21일에는 베이징에서 박용만 전 부회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업계는 두 사람이 다음달 8일로 예정된 법원의 1심공판 전망 및 최근 두산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 로드맵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박 전 회장과 박 전 부회장이 중국에서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