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유지하는 몸 속 근원 물질인 자연 단백질을 인공적으로 설계해 다양한 종류로 만드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신약이나 산업용 효소로 쓰이는 새로운 단백질을 쉽게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학성 교수(사진)와 박희성 박사팀은 '신기능 단백질 설계기술'로 자연 단백질을 만드는 데 성공,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 27일자에 발표했다. 사이언스는 별도의 '전망'(Perspective)란을 통해 연구내용과 파급 효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생물체 내에는 5만 종류 이상의 단백질이 존재한다. 이들 단백질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갖고 있지만 그 구조의 기본적인 골격(틀)은 수백개 정도로 한정돼 있다. 김 교수팀은 이 같은 점에 착안,기존 단백질 골격에다 원하는 요소들을 첨가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제로 '글리옥살라제 Ⅱ'라는 효소에 이 방법을 적용한 결과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의 고리구조를 끊어주는 새 기능의 단백질이 만들어졌다. 이번 기술은 단백질 의약품이나 산업용 효소의 개발과 합성 생물학 및 단백질 공학 연구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산업용 효소 업체,제약회사 등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새로운 단백질 개발에 효과적으로 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스웨덴 웁살라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