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트디즈니가 25일 애니메이션(만화영화) 제작 기술이 탁월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74억달러(약 7조2200억원)에 인수키로 최종 합의,애니메이션 제작과 유통망은 물론 콘텐츠 판매망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애니메이션 제국이 탄생하게 됐다.



특히 월트디즈니 주식을 픽사의 최고경영자(CEO) 겸 최대주주인 스티브 잡스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인수가 이뤄져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의 개인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이로써 애플컴퓨터의 CEO인 잡스는 디즈니의 이사회에 합류하게 됐으며 IT 분야뿐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디즈니는 픽사 인수로 콘텐츠와 함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픽사의 뛰어난 기술력을 활용해 향후 애니메이션 사업 분야에서 업계 선두를 굳건히 다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껏 두 회사는 주로 디즈니가 자금을 대고 픽사가 제작을 하는 방식으로 제휴 관계를 유지해 왔다.


'토이 스토리''벅스 라이프''몬스터 주식회사''니모를 찾아서''인크레더블' 등 컴퓨터 애니메이션 히트작들이 이런 방식으로 탄생된 것들이다.


디즈니는 잡스가 갖고 있는 막대한 콘텐츠 배급망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잡스는 픽사의 CEO이기도 하지만 휴대형 디지털기기 '아이팟'과 디지털음악 스토어 '아이튠스'를 보유한 애플의 CEO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로 디즈니가 확보한 콘텐츠와 온라인 및 무선망이 결합,애니메이션 콘텐츠 유통 시장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게 됐다.


디즈니의 콘텐츠 공급원은 ABC방송을 비롯해 ESPN,월트디즈니 스튜디오 등 매우 다양하다.


또 애플 컴퓨터와의 공동 협력으로 영화,TV,비디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을 컴퓨터와 아이팟,휴대용 게임기,휴대폰 등과 연결시킬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합병으로 재탄생하는 픽사-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칭)의 사장에는 현 픽사 사장인 에드 캣멀이 선정됐다.


그는 사장직을 맡으면서 디즈니 스튜디오의 사장인 딕 쿡과 디즈니사 CEO인 로버트 아이거에게 보고한다.


픽사에서 애니메이션 창작을 담당했던 존 라세터 부사장은 합병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창작담당 수석이사를 맡아 디즈니 테마파크의 디자인과 건축 분야를 관할하는 수석고문으로도 활동하게 된다.


디즈니와 픽사는 지난 2003년 제휴 기간이 끝나면서 연장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으나 픽사가 앞으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의 판권 및 이윤을 100% 차지하고 디즈니에는 배급료만을 지불하겠다고 나서면서 협상이 어려움에 봉착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디즈니가 ABC방송의 '위기의 주부들'과 '로스트'를 애플측에 공급키로 하면서 화해 무드로 돌아서 두 회사는 한 몸이 되는 애니메이션 업계의 최대 M&A(인수합병)를 탄생시켰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