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상임고문측의 지원을 받은 김한길 의원이 열린우리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투표참여 의원 141명 가운데 88명의 지지를 얻어 49표를 받은 배기선 의원을 39표 차로 따돌리고 임기 1년의 원내대표에 뽑혔다. 여야가 모두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구성함에 따라 작년 말 이후 계속돼온 대치정국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사립학교법 재개정안 등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법안들에 대한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여야 간 협상분위기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와 관련,김 원내대표는 "의원이 국회에 들어오는 데 조건을 달아서는 안된다"면서도 "사학법 재개정안이 제출되고 국회 절차에 따라 논의되면 열린우리당도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해 '선(先) 국회정상화-후(後) 협상'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번 경선 결과는 내달 실시되는 당의장 경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경선자체가 정동영,김근태 두 당권주자의 대리전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정 상임고문계로 분류되는 김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정 고문측은 초반 당권경쟁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특정계파의 독식을 우려하는 당내 여론을 자극,반(反) 정동영 진영의 결집도를 높이는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보여 반드시 한쪽에만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김 원내대표가 처리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당장 대치정국을 풀어내야 하고 여야 간 이견이 많은 비정규직 법안,금융산업구조개선법,국민연금 개혁,양극화 재원 마련을 위한 세제개편 등 민감한 사안들이 즐비하다. 김 원내대표는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선거기획을 총괄했던 전략 기획통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을 지냈으며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을 역임했다. 문학사상 소설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한 뒤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 '여자의 남자' 등 베스트셀러 소설로 각광을 받았다. 1995년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다. 탤런트인 부인 최명길씨(44)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