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8 15:42
수정2006.04.08 19:42
한류(韓流)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는 요즘 한국 스타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방송채널마다 앞다퉈 편성했던 한국 드라마가 자취를 감췄고,신문들조차 한달째 한류스타의 동정 등 관련 기사를 한 줄도 다루지 않고 있다.
'한류'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호감 등 폐해를 경계해 중국 정부가 보도통제를 가하고 있다는 게 현지 주재원들의 관측이다.
한류열풍은 대단했지만 그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한류가 중국시장 공략의 첨병이 될 것이란 주장이 있는 반면 공연 등 이벤트에 열광하는 중국인들의 국민성을 배경으로 한 일시적 '바람' 정도로 폄하되기도 했다.
실제로 불법 복제문화가 판을 치는 중국시장에서 음반 등 문화콘텐츠를 팔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연예기획사 등이 중국에서 돈을 벌었다는 얘기도 아직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한류는 중국 정부의 견제 속에 이대로 스러지고 말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문화로 대변되는 '한류'는 생각보다 깊숙이 중국사회에 퍼져 있고,국내 기업들에 이미 적잖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상하이 옌허난루에 있는 신세계 이마트 '인두(銀都)점'.취양(曲陽),루이훙(瑞虹)에 이어 지난해 3월 개장한 인두점은 주말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매장 스피커에서는 대장금 주제가를 비롯해 한국 노래가 흘러나왔다.
상하이에는 매장면적 1500평 이상의 대형 점포만도 150여곳에 이른다.
대륙 최대의 상업도시인 이곳이야말로 중국 유통시장 진출의 관문이라는 판단 아래 세계 유수의 유통업체들이 지금도 몰려들고 있다.
이런 유통 초접전지역에서 중국 이마트는 점포당 매출증가율,출점점포수 등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
직원교육 상품진열 매대구성 등 이마트만의 독특한 서비스 및 유통노하우 외에 한류가 단단히 한몫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대중문화가 씨를 뿌린 '한류'를 경제적 열매로 거두는 일은 기업들의 몫이다.
대장금과 같은 드라마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의 상품과 서비스에서도 '한류'의 바람이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상하이(중국)=손성태 생활경제부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