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현저하게 뒤져 '위기'를 맞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신호(30일자)에서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학습 장애 진단을 받거나 학업 성적이 떨어져 특별수업을 받는 남학생 수가 여학생보다 2배 정도 많다. 고등학교에선 남학생의 필기시험 점수가 여학생보다 훨씬 낮다. 미시간대 조사 결과 학교를 싫어하는 남학생 수는 1980년부터 2001년 사이 71%나 늘었다. 대학의 남학생 비율도 30년전 58%에서 지금은 44%로 줄었다. 이에 따라 남녀 학생 간 격차 해소가 미국 사회에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지난 5년 간 고등학교 개혁에 약 10억달러를 기부한 게이츠재단의 짐 쉘튼 교육국장은 "학교 교육을 못 따라가는 남학생들을 돕는 것이 재단의 핵심 업무가 된지 오래"라고 전했다. 마거릿 스펠링스 미 교육장관은 "(이 같은 현상이) 미국의 경제,사회,가족,민주주의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학생과 여학생의 정신적,육체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학업 성적에만 집착하는 근시안적 교육 시스템이 문제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아동심리학자인 마이클 톰슨은 "교실에서 여학생들의 행동이 모범적인 기준이 되고 남학생들은 마치 불완전한 여학생처럼 취급받는다"고 말한다. 남학생들은 이 시기에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 공부보다 비디오게임 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생물학적 문제도 있다. 11~18세 학생의 경우 대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2년 정도 정신적으로 성숙하며 이 같은 격차는 18세 정도가 돼서야 사라진다. 따라서 남학생들은 폭력이나 가족 내 알코올 중독 등에 노출될 경우 여학생보다 쉽게 상처받는다는 것이다. 잘못된 페미니즘이 남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1972년 제정된 교육법(타이틀Ⅸ)은 교실과 운동장에서 여학생에게도 남학생과 같은 기회를 주도록 의무화했으며 이후 여학생의 학업 성취를 돕기 위해 수십억달러가 투자됐다. 미국 기업연구소의 크리스티나 호프 좀머스 연구원은 "그 결과 1990년대 중반 남녀 학생간 학업 격차는 수학에서 크게 좁혀졌고 생물학과 화학에선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섰다"며 "그런데도 페미니스트들은 여전히 여학생이 불리하다고 주장해 남학생들은 무시됐고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남학생과 여학생을 나눠 가르치고 남학생들에게 정신적 스승(멘토)을 붙여주라고 권고했다. 남자 아이들의 경우 존경할만한 사람이 주위에 있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