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신세계 주가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 패턴도 방향성 없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내수 회복과 실적 개선이 맞물리면서 잘 나가다가 '롯데쇼핑 상장'이라는 뜻하지 않은 악재와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때마침 적정주가에 도달했다는 의견까지 나와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횡보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잘나가던 주가 '브레이크' 올초 급등세로 출발한 신세계 주가는 지난 9일 이후 약세로 돌아서며 13.5% 하락했다. 이후 19일 3.53% 오르며 반등하는가 싶더니 20일에는 다시 1.25% 떨어졌다.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동안 기관과 외국인도 팔자와 사자를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증권사들은 신세계를 내수 회복 수혜주의 대표선수로 꼽았지만 대형 경쟁자의 시장 입성이란 악재로 호재가 빛이 바랬다. 롯데쇼핑 상장 후 기관과 외국인이 유통업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신세계 비중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4분기의 실적 호조도 이를 상쇄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롯데쇼핑 효과를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내달 롯데쇼핑 상장으로 인한 수급적 측면에서의 비중 축소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날 BNP파리바 CLSA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경쟁 격화로 신세계의 올 목표(매출 8조330억원,영업이익 6880억원) 달성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투자 패턴 눈여겨봐야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가격 매력이 커진 만큼 투자가치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 상장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이익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최근 하락으로 인해 저가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호 한누리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인 수급 악화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름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 롯데쇼핑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롯데쇼핑 상장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비중을 줄이기 시작한다면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외국인의 투자 패턴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세계는 지난 11월 이후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