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아줌마라니요. 헬스 어드바이저라고 불러주세요."


풀무원건강생활의 건강식품 브랜드인 '그린체'사업본부 황오연 지점장(45)의 명함에는 '헬스 어드바이저(health adviser)'라는 직함이 새겨져 있다.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일도 하지만 고객의 건강관리 등을 상담해주는 전문가 역할도 더불어 한다는 뜻에서 '헬스 어드바이저'라는 직함을 쓰고 있다는 게 황 지점장의 설명이다.


황 지점장은 "헬스 어드바이저로 소개하면 고객들이 영업사원이 아닌 전문가로 대해준다"며 "스스로도 전문가로 대접받기 위해 더 많은 공부를 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20~30대 주부들은 결혼을 해도 여전히 젊고 아름답다고 하여 '미시'로 불리지만 40~50대는 '아줌마'라는 호칭에서 벗어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직업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는 영업사원의 호칭도 '보험 아줌마''야쿠르트 아줌마''전집 아줌마' 등이었다.


하지만 영업사원이 상담자와 컨설턴트의 기능을 겸하게 되면서 주부 영업사원의 직함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주부 영업사원들의 업무도 직함에 걸맞게 전문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수입도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풀무원 그린체 사업본부에는 1만5000여명의 '헬스 어드바이저'가 활동하고 있다.


40~50대 주부가 80% 이상이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풀무원 그린체의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일이지만 주부들 사이에서 '바른 식생활의 전도사'로도 통한다.


헬스 어드바이저 활동을 하려면 고객의 식습관과 영양상태,건강상태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전문지식을 쌓아야 한다.


수입은 상품판매에 비례하는데 황 지점장 같은 베테랑 헬스 어드바이저의 경우 월 평균 5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


교육업체인 웅진씽크빅은 아동용 전집도서 영업을 하는 주부사원을 '에듀 플래너(edu-planner)'라고 부른다.


전집을 판매한 이후에도 독서교육 계획 등을 짜주기 때문에 에듀 플래너라는 호칭을 쓰고 있다.


에듀 플래너는 부모에게 효과적인 자녀교육방법을 알려주는 등 교육 컨설턴트로서의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다.


에듀 플래너가 되려면 웅진씽크빅이 실시하는 전문교육을 3개월가량 받아야 한다.


교육 후 교육내용을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는 테스트도 거쳐야 한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전집을 판매한 후 에듀 플래너를 통한 애프터서비스를 벌이기 시작하면서 전집매출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판매 실적에 따라 다르지만 전문성을 감안해 업계 평균보다 다소 높은 15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의 월급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 아줌마'라는 호칭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다.


보험 영업직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싹트면서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영어 명칭이 '보험 아줌마'를 대체하고 있다.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라이프 플래너(life planner).1989년 외국계인 푸르덴셜생명이 종신보험 판매인을 라이프 플래너로 부른 후 이 호칭을 사용하는 보험회사가 급격히 늘었다.


색다른 호칭도 많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는 설계사와 대리점을 RC(리스크 컨설턴트)로 부른다.


이밖에 TRM(토털 리스크 매니저),RFC(리스크 파이낸셜 컨설턴트),FC(파이낸셜 컨설턴트),FP(파이낸셜 플래너) 등의 호칭이 사용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