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먹고 싶어요. 언제 맛볼 수 있을까요?"


한국을 방문 중인 종합격투기 프라이드FC 챔피언 표도르 에멜리아넨코가 뜬금 없이 보신탕을 사달라고 졸라 주위를 당황케 했다.


대한삼보연맹(회장 문종금) 초청으로 18일 방한한 표도르는 다음 날 오전 경복궁을 둘러본 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인근 인사동의 한 불고기집으로 이동하던 중 깜짝 질문을 던졌다.


표도르가 갑자기 "보신탕을 먹고 싶다. 언제 먹어 볼 수 있느냐"며 삼보연맹 관계자에게 요청과 다를 바가 없는 질문을 한 것이다.


입국일부터 매운 김치도 잘 먹고 쓴 소주도 마시는 등 한국 음식에 대한 애착을 보인 표도르라지만 일부 외국인이 보신탕을 혐오식품으로까지 분류하는 마당에 그의 당당한 요구로 연맹 관계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문종금 삼보연맹 회장은 "표도르가 한국에서 건강과 체력에 좋다는 보신탕과 인삼을 먹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언제 먹어 볼 수 있는 지 간절히 원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삼차를 매우 좋아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KT&G로부터 이틀 전 인삼차 세트를 선물로 받고 환하게 웃던 표도르였다.


한국 음식 애호가로 알려진 표도르는 국내 음식점에서 김치와 불고기, 된장찌개 등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이 담긴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있다.


저녁 식사 때는 소주로 건배하며 한 번에 들이켜 마시는 '원 샷'까지 선보여 주위를 놀래게 했다.


특히, 수준급 젓가락질 솜씨를 자랑하며 함께 내한한 동료들에게 젓가락 사용 방법을 가르치기도 해 한국을 첫 방문한 외국인이라고 보기에는 믿기조차 어렵다는 후문.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 탓에 경복궁 관광까지 요청한 표도르는 입국 당일 상암동의 한 아동 보육시설까지 방문해 성금을 전달하며 세계 최강의 파이터 이미지가 아닌 평범한 방문객으로서 모습을 보여줬다.


문 회장은 "표도르를 위한 조찬회와 만찬회가 잇따라 열려 보신탕을 먹을 일정조차 짜내지 못하고 있지만 러시아로 떠나기 전까지 한 번쯤 데려가 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일 경남대에서 삼보 세미나에 참석한 표도르는 주말 송파구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동생 알렉산데르와 삼보 시범경기를 갖고 22일 출국한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