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시가 폭락하면서 추후 방향성과 조정 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 증시의 상승추세가 꺾인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마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일련의 악재에 봉착해 폭락장세가 연출됐으나 그간 쉼없이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이 본질적인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아직 대세 상승추세가 훼손됐다고 단정지을 만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가적인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을 권유하고 나섰다. ◆`패닉' 엄습 코스피지수는 이날 국제유가가 배럴당 66달러선을 넘어서고 인텔과 야후가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는 등 약재가 겹치면서 폭락장세로 비화됐다. 전날 주식 양도차익 과세설과 일본증시 급락 여파로 심하게 흔들린 증시가 추가 악재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일본과 대만 증시도 장중 4∼3%대 폭락세를 연출함으로써 국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1월2일 이후 처음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 장중 1,330선 초반까지 폭락한 뒤 36.67포인트 떨어진 1,352.9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장중 670선 아래로 밀리는 대폭락 장세가 연출된 뒤 낙폭을 대거 좁혀 31.30포인트 하락한 708.08에 마감됐다. ◆"추가 조정 불가피" 일단 조정에 돌입하면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데 시간이 필요한 증시의 속성상 당분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강세장에서 조정이 진행되면 통상 고점대비 10% 가량 지수가 빠지기 마련"이라면서 "이제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300선 초반이 새로운 지지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수 조정이 상당폭 진행됐음에도 조정 기간은 단 이틀에 그쳤다"면서 "이달말까지 기간 조정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아무리 시장이 좋아도 일단 조정국면에 돌입하면 10% 정도의 조정은 생각해야 한다"면서 "1,300선 아래로 더 내려갈 개연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으로 6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지면 최근 지수상승의 변곡점이었던 1,250∼1,28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면서 "투자심리가 안정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 장기조정 견해도 더욱 비관적인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이미 올해 연중 고점을 찍었다는 주장이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영익 상무는 증시의 반등 시기를 올 4.4분기로 지목하면서 "2.3분기와 3.4분기에도 조정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1,15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OECD(경제협력기구) 경기선행지수가 2,3월께 고점에 도달한 뒤 하락할 전망이어서 국내 기업의 수출둔화 및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또 수급측면에서도 롯데쇼핑, 미래에셋증권 등 신규 상장과 공기업 지분 매각 에 따른 물량 부담이 커질 전망인 데다 주가 조정과 맞물려 간접투자 열풍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이런 비관적 관측의 근거로 자리잡고 있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 주가 조정의 폭에 대해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일단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스닥종목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의 경우 조정장세에서는 주가 낙폭이 커질 소지도 큰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현금 보유자 입장에서는 좋은 매수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주가 조정이 마무리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금융주, 유통주, 교육관련주 등 내수주를 매수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투자심리가 재구축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면서 "반등할 때마다 주식비중을 줄이는 보수적 관점의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