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7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귀국길에 올랐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8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17일 밤 평양을 향해 베이징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역은 이날 오후 8시(이하 현지시간)를 넘어서부터 경비가 크게 강화됐고 고급 승용차 5∼6대가 역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요인용 통로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돼 이 소식통의 말을 뒷받침했다. 승용차에서 내린 김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 등을 태운 뒤 열차가 오후 8시30분께 출발하는 장면이 일본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중 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 40여대의 고급 승용차 행렬이 꼬리를 물고 진입했고,오후에는 인민대회당 주변의 경비가 삼엄해져 이들 두 곳 중 한 곳에서 이뤄진 곳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은 후 주석이 지난해 10월 평양을 방문한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대한 해법과 이와 맞물린 6자회담 재개 문제,중국의 대북 경제원조 및 투자확대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 것으로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경제개혁을 앞두고 중국식 개혁·개방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언을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중국 행보가 개방에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 시찰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개혁을 위한 학습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귀국 후 대담한 개혁·개방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선전을 출발한 지 하루 만에 선전 번화가의 할인점에서 폭발물이 터져 중국 당국을 긴장시켰다. 이와 관련,북한의 신의주와 접한 중국의 단둥시에는 특별열차가 통과하는 것에 대비해 18일 오전 7시부터 경비소집 명령이 내려졌다고 단둥의 한 소식통이 전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