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前총리 "3자연대냐 … 창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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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고건 전 총리가 대권행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고 전 총리는 '싱크탱크' 성격의 대규모 자문그룹을 23일 발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정치세력과의 연대차원을 넘어 처음으로 신당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보팀 강화를 위해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에 이어 현직 기자영입도 추진 중이다.
방송사와 주간지 인터뷰 일정도 줄줄이 잡혀 있다.
강연정치 수준에 머물며 상황을 관망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결심이 분명히 선 듯한 모습이다.
고 전 총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많은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해 판단할 예정이고 새 당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국민여론에 따라 기존 정치세력과의 연대는 물론 신당창당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고 전 총리가 이처럼 행보를 서두르는 것은 최근의 지지율 추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효과를 앞세워 치고 올라오면서 지지율 1위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상황이 연출된 만큼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조직이 없는 고 전 총리에게 추가 지지율 하락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고 전 총리는 일정부분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 전 총리의 거취와 관련한 시나리오는 열린우리당 또는 한나라당에 입당하거나 민주당 국민중심당과 함께하는 3자연대 방안,신당을 만드는 안 등 세 가지 정도다.
이 중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입당은 내부 경선을 거치도록 돼 있는 시스템상 조직이 없는 고 전 총리가 택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카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연 3자연대와 신당창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고 전 총리와 가까운 민주당 신중식 의원은 16일 "자문그룹 구성이 당장 신당으로 가려는 것은 아니며 3자연대를 가시화하기 위한 전단계로 본다"면서 "3자연대 여부는 고 총리의 결단만 남았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의 또 다른 측근은 "신당창당도 유력한 고려대상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재창·양준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