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 축소와 외환당국의 대규모 달러 매수 개입에 힘입어 980원대 후반까지 급등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원80전 오른 987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전날 10원60전 하락하며 974원까지 추락한 지 하루 만에 980원 선을 회복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유럽 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소식들이 겹치면서 개장 직후부터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여겨지는 20억달러 규모의 달러 매수세가 나오자 환율은 단숨에 988원20전까지 치솟았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에서 "현재 원·달러 환율 하락은 도를 넘어섰다"며 "외환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힌 점도 달러 매수세를 부채질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외환시장이 일단 안정을 되찾았으나 해외 투자은행 등 역외 세력들의 달러 매도 공세가 누그러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