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매년 그랬듯이 올해도 갖가지 소망으로 새해 병술년을 맞이했다. 수많은 소망들이 모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유난히 간절히 바라는 것이나 더 기대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올해 내 상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주 어느 사회의식 조사에서 남성의 69%가 여성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 '여성스러운 모습'이라고 대답해 1위를 차지했다. 사실 '여성스럽다'는 게 대단히 애매하다.


남성들의 속내는 뭘까?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뭇 남성들이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섹시한 여성'을 원하는 것은 틀림없다. 반면 이 설문 조사에서 여성은 67%가 '능력 있는 상대'를 원한다고 대답해 남성과는 대조를 보였다.


나이 들어갈수록 남성은 여성의 겉모습을 보고 여성은 남성의 능력에 주목한다. 바로 여기서 중년 커플의 불행이 싹튼다. 이런 구도에선 아무래도 여성이 불리하다. 특히 능력 있는 중년 남성을 남편으로 둔 여성은 더하다.


이 땅의 중년 남성들은 자신의 모습은 생각하지 않고 여성,특히 여성의 외양을 보는 눈은 심오(?)하기 짝이없다. 골프장에 가 보라. 나이 든 축이 더하다. 쭉쭉 빵빵한 여자 탤런트 이름을 귀신같이 좔좔 외워 대는가 하면 온갖 믿거나 말거나 스캔들까지 놀라운 기억력을 과시하면서 세세하게 꿴다.


캐디에 대해서도 쟤는 가슴이 어떻고 쟤는 섹시하고 쟤는 사생활이 어쩌고 하면서… 아내를 동반한 라운딩에서도 뻔뻔하게 떠들어 대는 남성들을 흔히 본다.


자,이제 여성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아무리 여자가 살판 난 세상이라고 해도 중년 고비에 접어들면 여성이 불리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전략 마인드다. 자신을 연출하는 마인드는 중년의 필수 덕목이다.


얼마 전 '무엇이 중년 여성을 스스로 매력 없는 여자라고 느끼게 하는가'라는 주제의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끌었었다.


자신감을 잃고 성욕이 줄어들게 되는 것은 폐경기 때문이 아니었다. '내 몸매가 이젠 별로야'라며 자신을 비하하는 '보디 이미지(body image)' 탓이었다. 거울 속 자신의 몸을 향해 '나도 이제 좋던 시절 다 갔어'라고 중얼거릴수록 성욕은 감퇴하고 자신감은 사라진다.


젊은 캐디에게 눈길을 빼앗긴 남자를 되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존심과 자신감을 되살리기 위해 운동하고 살 빼고 봉사 활동에 나서자.


'행동하는 여성''주체적으로 후반기 인생을 설계하는 중년 여성' 이미지를 연출하고 실천해 보라. 자신을 단련하고 의미 있는 일에 몰입하는 중년은 아름답고 섹시하다.


오래 전 '사랑받는 아내교실'이란 것이 있었다. '왜 여자들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긴 머리를 못 해 주는 걸까?'라는 주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남자가 긴 머리를 한 다른 여성에게 눈길을 줄까 봐 머리를 기른다면 비참해진다. 이렇게 생각해 보라. 사랑하는 남자가 영화광이라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영화라도 같이 봐 주는 것처럼 한번쯤 긴 머리를 해 줄 수도 있다고….




아무튼 올해는 작년 같은 토요일 오후는 되풀이하지 말자.


새벽 골프를 나갔던 남자가 오후 늦게 현관에 들어서는데 여자가 한 마디 던진다.


"여보 나 살 좀 빼 볼까? 너무 쪘지? 옷이 맞는 게 없어. 다 뺑뺑해."(여자)


"더 찌지만 마. 그저 사람은 건강이 최고야. 신경 쓰지 말라구."(남자)


하지만 남자의 속내는 정반대다.


"이 웬수야,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니? 송년회 때 누구 와이프 못 봤어? 요가에다 조깅으로 '효리'가 따로 없더구만. 니가 섹시한 맛이 있어야 내 것도 우뚝 솟는 거야…."


중년 여성들이여. 올해는 행동에 옮겨라. 당장 고쳐서 나에게 좋고 남자에게 좋은 것이라면 하지 않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당신의 뱃살이 줄어들수록 남자의 그것은 더 솟는다.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