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선 주자군으로 분류되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가운데 초·재선그룹,친노 직계그룹 등도 잇달아 독자 후보를 내세우면서 다각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정 전 장관과 김 전 장관은 이번 당의장 경선이 대권후보 경쟁의 전초전이라고 판단하고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국 순회는 기본이고 기자간담회 등을 통한 상대방 흠집내기도 서슴지 않는다. 정 전 장관은 2004년 당의장 시절 총선 승리를 이끌어냈던 기억을 상기시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명분을 앞세운 맹목적 개혁을 지양하고 현실에 맞는 '실용개혁'을 통해 지지율 1위 정당으로 부활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당내 최대 주주인 만큼 기왕의 조직력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김 전 장관은 정 전 장관계(당권파)의 '실용주의'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비판하면서 철저한 개혁노선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금의 위기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당내 요직을 점령하고 있는 당권파에 있다"고 당권파를 정면 겨냥하면서 "중산층·서민의 정당으로서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주자 그룹에 대항해 독자 후보를 내세우는 정치세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40대 기수론'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초·재선 모임이 대표적이다. 비록 단일 후보를 정하지는 못했지만 명실상부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1·2개각 이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주도했던 김영춘 의원 등 서명파 의원도 대부분 이들 초·재선 모임 소속이었다. 김 의원이 지난 12일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당'을 표방하며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15일 임종석 의원,16일 김부겸 의원,17일 조배숙 의원 등이 출마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종걸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높다. 친노파 의원들이 다수인 '의정연구센터'도 김혁규 의원을 추대,결전에 임할 태세다. 의정연측은 "정동영계는 당 지지율을 떨어뜨렸고 김근태계는 개혁지상주의로 당을 민심에서 멀어지게 했다"면서 "재야파와 당권파 간 갈등관계를 건전한 경쟁관계로 바꾸고 열린우리당을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으로 복원시키기 위해서는 '제3의 후보'는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개혁당파 출신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참여정치실천연대도 14일 충남 천안에서 전국 회원총회를 열고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를 단일 후보로 추대할 예정이다. 참정연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속해 있는 대표적인 친노세력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