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6·나이키골프)와 미셸 위(17·한국명 위성미)의 기량차는 나이차보다도 더 났다.


나란히 출전한 미국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510만달러) 첫날 최경주는 순위표 맨 위에서 두 번째 칸에 이름을 올린 반면 미셸 위는 맨 아래에서 두 번째 단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투어 통산 4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고 미셸 위는 커트탈락이 우려된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길이 7060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초반 관심은 온통 미셸 위에게 쏠렸다.


미PGA투어 도전 네 번째인 미셸 위가 여성으로서 61년 만에 커트를 통과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셸 위는 초반부터 퍼트·벙커샷 난조로 하위권으로 처지며 '기대'를 저버렸다.


미셸 위는 이날 버디는 단 1개 기록하는 데 그친 반면 더블보기 3개와 보기 4개가 그녀의 스코어카드를 메웠다.


9오버파 79타로 144명 중 공동 142위.79타는 그녀가 미PGA투어에서 기록한 한 라운드 최악의 스코어.지난해까지 세 차례 투어에 출전한 미셸 위는 한 라운드 스코어가 75타를 넘은 적이 없었다.


비록 시속 30∼40km의 강풍이 불었지만,그것은 모든 선수들에게 똑같은 조건.역시 남자선수들과의 기량차이가 뚜렷했다.


미셸 위는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272야드로 장타력에서도 남자선수들에게 미치지 못했고 아이언샷 정확도는 50%에 불과했다.


특히 32개까지 치솟은 퍼트는 최하위권이었다.


미셸 위는 또 한번 미PGA투어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커트통과 목표를 사실상 다음으로 미뤄야 하게 됐다.


미셸 위는 12번홀에서 1m 파퍼트를 놓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13번홀(파4)에서 4온2퍼트로 첫 더블보기를 기록한 데 이어 15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세 번째샷이 연거푸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두 번째 더블보기를 했다.


17번홀(파3)에서는 2온 후 파퍼트가 홀을 1.2m나 지나갔고 긁힌 자국이 있는 볼을 교체할 수 있느냐고 경기위원에게 물어봤다가 거절당한 뒤 보기퍼트마저 넣지 못했다.


전반에 7오버파를 친 미셸 위는 1번홀(파4) 보기로 회복불능 상태로 치달았다.


3번홀(파4)에서 유일한 버디를 잡았지만 그 이후 보기 2개를 보태고 말았다.


미셸 위는 "나는 배우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코스를 떠나는 그녀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로리 사바티니(30·남아공)가 5언더파 65타로 일찌감치 단독선두에 오른 가운데 지난주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하와이 바람을 경험한 최경주는 차분하게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10,11번홀 보기로 출발이 좋지 않았던 최경주는 전반을 1언더파로 마친 뒤 후반 들어 버디 3개를 추가하며 4언더파 66타,공동 2위로 치솟았다.


최경주는 드라이버샷(정확도 42.9%,평균거리 298야드) 아이언샷(정확도 77.8%) 퍼트(총 29개) 등 '3박자'가 맞아떨어졌다.


세계랭킹 2위 비제이 싱(43·피지)은 1오버파,시즌 개막전 챔피언 스튜어트 애플비(35·호주)는 이븐파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