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맛보는 외서댁꼬막 요리 'This is'‥ 남도별미 기가막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였던 전남 벌교는 '꼬막'으로 유명하다.
소작농의 아내들이 널빤지를 타고 다니며 꼬막을 캐는 장면을 묘사하거나 '꼬막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는 등 꼬막과 관련된 내용이 소설 여기저기에 나온다.
벌교에서 꼬막요리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외서댁 꼬막나라'가 서울에 첫 선을 보였다.
강남구 논현동 경복아파트 사거리에 위치한 'This is'(02-514-0894)가 그곳이다.
재료만 갔다 쓰는 체인점이 아니라 '외서댁 꼬막나라' 여주인 배남이씨(60)가 직접 올라와 차린 것이니 맛은 일단 보장할 수 있다.
벌교 식당은 딸에게 맡겼단다.
'외서댁'은 태백산맥에 등장했던 인물이다.
빨치산 강동식의 처로 친일세력이자 반공주의자인 염상구에게 겁탈당해 그의 아이를 낳은 뒤 여성 빨치산이 됐다.
외설스럽지만 염상구는 소설에서 '외서댁'을 '쫄깃쫄깃한 겨울 꼬막 맛'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벌교의 '외서댁 꼬막나라'는 꼬막요리만 내놓지만 'This is'는 꼬막과 함께 한우요리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에 등장한 전라도 음식 전문점들이 대부분 터진 공간에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내고 있지만 이곳은 룸 형식으로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 사적이고 조용한 만남이 가능토록 배려했다.
비즈니스 모임이나 가족 모임을 갖기에 안성맞춤이다.
십수년 경력의 주인이 만들어내는 음식에서는 깊은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를 주문하면 기본 찬으로 삶은 꼬막에다 양념장을 얹은 '양념꼬막''꼬막전' 등이 나온다.
꼬막은 모두 벌교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한우는 전북 정읍과 충북 제천 등지에서 질 좋은 것만을 구해 내놓는다고 한다.
생등심은 3만원,꽃등심은 3만4000원,안창살 토시살 안심 은 각각 3만6000원이다.
보통의 고깃집에서 나오는 반찬은 거기서 거기지만 꼬막으로 입맛을 돋우니 금상첨화다.
별도로 꼬막을 주문하려면 '삶은 꼬막'은 1만원이다.
전라도 사람들은 꼬막을 푹 삶지 않고 약간 비릿한 내음이 나도록 해서 먹는다.
꼬막을 자주 접해보지 못한 사람은 푹 삶아 먹는 낫다.
꼬막전은 7000원이다.
식사로 꼬막무침(2만원)을 주문해보라.전라도 냄새가 물씬 나는 양념이 잘 어우러져 입에 착착 붙는다.
여기에 밥을 비벼 먹으면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다.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파김치 동치미 등도 전라도 손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
문을 연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골손님들이 늘고 있다.
한번 다녀간 사람들은 그 맛을 못잊어 바로 다시 찾아온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