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를 맞아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자녀의 유학비 송금을 앞둔 고객들이 환율 반등 이전 미리 환전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10일 "매일 전국 영업점으로 공급되는 달러화가 평균 800만~900만달러 수준인데 지난 6일부터는 오히려 하루 평균 1300만달러 이상이 나가고 있다"며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 환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외환은행 한 지점의 경우 통상 2주일에 한 번씩 20만달러를 받아갔으나 최근 열흘 만에 추가 공급을 요청했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본점에서 영업점으로 내보내는 달러 규모가 하루 평균 150만달러에서 이번 주 들어선 300만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이에 따라 9일 홍콩에서 350만달러를 조달한 데 이어 이날 아침에는 720만달러를 들여왔다. 또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영업점의 달러화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기성 사재기라기보다는 최근 환율이 급락하면서 개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