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의 정보기술(IT)업계의 화두 가운데 하나가 '아웃도어(Outdoor)'이다. 아웃도어 기기는 이동성만을 강조한 모바일(Mobile) 기기를 넘어선 개념이다. 주5일근무제 정착으로 생겨난 삶의 여유시간을 야외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지털 기기를 일컫는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길안내를 척척 해주는 내비게이션이 대표적인 기기이다. 내비게이션은 길안내 뿐 아니라 주변의 볼거리나 먹거리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해주는 문화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MP3 PMP 뿐 아니라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까지 갖춘 내비게이션이 등장, IT 컨버전스의 또다른 중심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연간 150만대 넘는다 불과 4∼5년전만해도 내비게이션은 고급 승용차의 전유물이었다. 2001년에 100만원대 PDA형 내비게이션이 나올 때만 해도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디지털 매니아를 중심으로 내비게이션이 확산되면서 2003년 중반기에 80만원대로 떨어졌다. 2004년에는 50만원대 전용 내비게이션 단말기가 나와 30∼4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저변이 확대됐다. 2005년에는 같은 기능의 내비게이션이 30만원대로 낮아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5년 10대 히트상품중 하나로 내비게이션을 꼽을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판매대수 80만대 수준이었던 내비게이션 시장규모가 올해에는 1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비게이션 3인방을 주시하라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수는 소프트웨어와 단말기 제조사를 포함해 4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가전 전시회인 'CES 2006'에서 내비게이션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곳은 3∼4곳이다. 현대오토넷의 '폰터스'와 텔레매틱스 전문업체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파인디지털의 '파인드라이브'가 선두주자이다. LG상사가 수입판매하는 '미오'도 인기품목이다. 업계에선 이들이 기술력을 갖춘 데다 지도가 정확하고 디자인이 세련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반기에 뜬다. 올해에도 내비게이션은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메모리가 늘어났다. 팅크웨어는 메모리용량을 1기가바이트(GB)로 늘린 '아이나비UP'신제품을 새해에 내놓았다. 이 제품은 전국 하이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전자랜드 등에서 6만원 할인된 49만9000원에 판매된다. 이 회사는 올해 정기적인 지도업데이트와 여행·교통정보 및 각종 콘텐츠 보완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토넷과 파인디지털은 지난해 12월 지상파DMB 수신기를 장착한 내비게이션을 내놓았다. 올해 내비게이션 시장의 주류가 DMB겸용이 될 것으로 보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팅크웨어도 지상파DMB 일체형 제품을 고려중이다. 지티전자와 노바일렉트로닉스 이피루스 원음 원텍 테크노전자 DVS코리아 게이트로직 알에프콘트롤스 유비스타 셀런 프리셋코리아 퍼스텔 등도 지상파DMB 겸용 내비게이션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구매 고객의 50%가 무료로 TV를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DMB 일체형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