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코스피지수가 12.9% 넘게 상승한 지난해 4분기 내내 철저히 시장에서 소외되며 업종지수가 13%나 하락했던 철강주들이 새해 들어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일 이후 4일 연속 강한 상승세를 타며 업종지수가 3.4% 이상 뛰었다. 특히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8%를 웃돌며 장세를 앞서 이끄는 모습이다. 업종 대표주인 포스코만 해도 최근 3일 연속 상승했고,INI스틸은 6일째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주들이 달러 약세(원화 강세)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는 까닭이다.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철강석 등 원재료비 부담이 앞으로 줄어들고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여기다 줄곧 하락했던 철강가격이 바닥에 다다랐고 지난해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현재 주가 대비 기업가치가 높다는 분석도 철강주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기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랜만에 철강주가 시장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달러 가치의 약세 전환,철강가격 추가 인하에 대한 우려감 희석,실적 악화 우려에 대한 내성 확보 등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달러 약세는 철스크랩 등 원부자재 수입 규모가 완제품 수출보다 많은 철강주에 긍정적"이라며 "포스코 동국제강 INI스틸 등이 달러 약세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실제 CJ투자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간 포스코 순익은 156억원,동국제강은 126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도 각각 76억원과 51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이 경우 주당순이익도 179원(포스코)에서 64원(현대하이스코)까지 높아진다. 중국의 철강업종 구조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증권은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8000만t 규모의 설비 감축이 빨리 진행되면 중국 및 아시아 철강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CJ투자증권도 달러 약세와 맞물려 위엔화 절상이 이뤄지면 중국 내수가격 하락으로 구조조정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달러 약세는 원가 부담은 줄이겠지만 가격 하락 압력 요인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기조적 상승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익이 안정적인 고려아연세아베스틸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고,CJ투자증권은 고려아연과 동국제강을 선호주로 제시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