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기아차 그룹이 자동차 애프터마켓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간 수십조원에 달하는 애프터마켓 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상됩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누겠습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박 기자, 먼저 애프터마켓이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기자> 자동차 시장의 애프터마켓은 차가 공장에서 출고된 뒤 차를 유지하고 운행하는데 관련된 모든 시장을 말합니다. 우선 차를 움직이려면 기름도 넣어야하고 보험도 들어야되고 또 고장나면 고쳐야 됩니다. 이와 같은 주유, 보험, 정비가 대표적인 애프터마켓입니다. 자동차를 꾸미거나 개조하는 액세서리나 튜닝도 요즘 뜨고 있는 애프터마켓이고 렌터카나 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위치기반서비스인 LBS를 이용한 텔레매틱스 산업도 앞으로 뜰 애프터마켓입니다. 마지막으로 중고차매매나 폐차가 포함됩니다. 앵커-2> 뭐 차와 연관된 것은 다 애프터마켓이라고 볼 수 있군요. 그렇게보면 시장이 엄청날텐데, 현대차그룹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2> 네. 지난 2004년부터 이미 기획총괄본부 산하에 CL(카라이프)사업부를 만들어 애프터마켓 진출을 준비해왔습니다. 이성철 전무가 사업부장을 맡고 있고 모두 9개팀, 100여명의 직원들이 애프터마켓 시장 진출 준비를 해왔습니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의 애프터마켓 사례를 조사하고 SK 등 국내 기업들의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 활동도 분석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에 현대차의 ‘블루’, 기아차의 ‘큐’ 멤버쉽 카드를 출시할 예정인데요. 현대차그룹의 애프터마켓 사업은 1차적으로 멤버쉽 회원들의 관리를 통해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유, 보험, 정비, 중고차매매, 위치기반서비스, 튜닝 등 다양한 서비스를 멤버쉽 마일리지로 통합 이용할 수 있게 해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애프터마켓 진출 이유에 대해서 우선 1차 목표는 고객서비스 향상이라고 합니다. 현대차, 기아차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차를 운행하고 유지하는데에도 서비스를 제공해 다시 현대, 기아차를 살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여가생활 확대, 텔레매틱스 등 자동차 유비쿼터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을 볼 때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사업기회로도 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3>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벌일 예정입니까? 기자-3> 현대차그룹은 시장 조사를 통해서 이미 애프터마켓에서 주력기업이 있는 곳은 제휴를 통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주유소, 보험사가 대표적입니다. 이미 시장내 질서가 잡혀있는데 새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기존 현대차그룹에서 하던 사업은 보다 확대할 계획입니다. 부품의 현대모비스는 멤버쉽과 연계해 서비스 질을 높이고 경정비 체인인 ‘그린’서비스는 그 수를 보다 확대하고 체계적인 서비스틀을 갖춰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카센터 업계에서는 현대차 전담인 ‘그린’ 서비스가 제일 인기가 좋은데요. 현재는 노조와의 단체규약 때문에 현대차 출신들만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 문제도 노조와 얘기해 풀어서 경정비망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계열사인 글로비스가 하고 있는 중고차매매 등 다른 사업들도 전체적인 애프터마켓 체계 안에서 재정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에 주도적 사업자가 없는 곳은 직접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 부분은 아직 어떤 분야를 현대차그룹이 직접 나서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GM대우차가 튜닝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 그리고 향후 성장세가 예상되는 이 분야에 주도적 기업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튜닝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텔레매틱스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도 구상중인데요. 한 예가 올해 출시될 모터스마트카드입니다. 자동차 전자장비들과 연계해 주행 기록, 차량 상태, 위치정보 등 다양한 정보들을 분석, 저장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앵커-4> 시장 점유율이 높은 현대차그룹이 애프터마켓에 진출한다면 파장이 클텐데요? 기자-4>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가 약 1천5백만대인데요. 현대차와 기아차가 1천만대가 넘습니다. 회원 1천만명이 대상이니 잠재력이 큽니다. 현대차그룹의 멤버쉽이 성공한다면 간접적으로 보험 회사는 어디와 제휴를 하는지, 또 정유회사는 어디랑 제휴하는지가 업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는 이미 애프터마켓에 진출한 곳과의 경쟁인데요. 대표적인 그룹이 SK입니다. SK는 정유사업을 바탕으로 중고차 매매, 트럭 관리, 경정비 등 자동차와 연관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SK 측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애프터마켓 진출을 염려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메이커인 현대차그룹이 직접 애프터마켓에 뛰어드는 것은 일종의 외도다”며 “애프터마켓의 수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차그룹도 사실 이런 부분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메이커가 애프터마켓에 진출한다는 점인데요. 특히 애프터마켓의 문제가 있을 경우 이 부분이 실제 완성차 판매까지 연결되는 리스크를 안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진출 수위를 놓고 고민중입니다. 앵커-5> 네. 박성태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