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공급가격 인상폭을 놓고 빚어졌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이 4일 전격 타결됐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세이 밀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와의 가스가격 인상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가즈프롬과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슨은행의 합작회사인 로스우크레네르고를 중간에 세워 가스를 거래하는 타협안을 도출했다.


이 안에 따르면 향후 5년간 가즈프롬은 로스우크레네르고에 1000㎥당 230달러에 가스를 판매하고 로스우크레네르고는 이를 95달러의 할인된 가격으로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게 된다.


러시아는 지난 1일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까지 관철시키려고 했던 230달러라는'명분'을 얻은 셈이다.


반면 50달러인 기존 수입 가격을 80달러까지만 올려줄 수 있다고 버텼던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주장에서 15달러만 더 주고 사태를 해결하는 '실리'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생기는 230달러와 95달러의 차액인 1000㎥당 135달러의 손실은 로스우크레네르고가 떠안게 됐다.


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로스우크레네르고는 우크라이나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수입하는 가스까지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일각에서는 가즈프롬이 이번 사태로 에너지 위기감이 고조된 유럽 국가들의 압력이 커지는 것에 부담을 느껴 230달러의 명분을 살린 채 실제로는 우크라이나측의 소폭 인상안을 들어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양측의 협상 타결 발표가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 에너지 관계자들의 긴급회의가 열리기 몇시간 전에 이뤄졌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