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신설에 '웃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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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되는 고속도로가 지역 경제의 희비를 갈라놓고 있다.
고속도로로 연결된 지역은 접근성이 좋아져 관광 및 산업수요가 늘어나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반면 국도 이용 차량을 고속도로에 빼앗긴 지역은 경제가 침체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의 진주∼통영 구간이 개통된 후 경남 사천시와 통영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게 대표적인 예다.
이 구간이 개통되기 전엔 대전·충청권 주민들이 통영으로 갈 때 진주까지 고속도로로 온 뒤 33번 국도를 타고 사천을 거쳐 갔다.
그러나 지금은 고속도로를 이용해 사천을 들르지 않고 통영으로 바로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사천지역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 이후 사천지역을 찾는 외지 차량은 휴일 하루 2만여대에서 1만5000여대로 25%나 줄었다.
33번 국도변 주유소들 매출도 하루 300만∼500만원에서 200만∼300만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통영·거제시를 찾는 외지차량은 고속도로 개통 전에는 휴일 하루 7000∼8000대였으나 현재 1만대 이상으로 늘었다.
이 지역 식당과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도 20% 정도 증가했다.
건설교통부는 고속도로 건설 및 국도 확장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도로 건설로 웃고 우는 지역은 앞으로도 속출할 전망이다.
국도 확장으로 수혜를 보는 곳은 대도시다.
인근지역 상권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국도 확장과 함께 노선이 변경돼 도로변에서 벗어나는 지역이나 고속도로 건설로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진 지역 등은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달 경북 영주시와 봉화군을 잇는 36번 국도(14.48㎞)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되자 봉화지역 상인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도로 여건은 좋아졌지만 기존 상권을 영주에 빼앗길 수 있어서다.
봉화 상인들은 상권이 잘 발달된 영주로 가 소비를 할 봉화주민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봉화군은 지역경제활성화 대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권오협 봉화군 지역경제담당 계장은 "차로 20분 걸리던 영주가 도로 확장으로 10분 거리로 가까워져 봉화 상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