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초부터 급락세를 나타내며 1천원선 붕괴를 위협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일시적 달러공급 우위에 따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곧 마무리되는 한 올해 환율하락세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데는 일치된 견해를 나타냈다.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율이 완만한 정도로 하락세가 이어지는 한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 원.달러 환율이 연초부터 계속 떨어지는 것은 올해 원화가 강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분위기가 됨에 따라 시장이 선반영하는 듯 하다.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면서 올해도 달러 공급 우위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원화 강세 심해지면 수출이 불안해지고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매우 커질 수 있다. 그 선이 어디인지 언급하는 것은 곤란하다. 연평균 환율은 달러당 990원으로 보고 있다. 특별히 하한선은 잡지 않고 있다. 환율이 상승세로 반등하기 위해서는 경상수지 적자가 나오거나 달러 강세 나와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아 보인다. 세자릿수 환율 시대로 접어들 경우 산업별.기업규모별로 저항력이 다르다. 이 역시 양극화의 한 단면이다. ◇ 금융연구원 이윤석 박사 당초 금융연구원에서는 올해 평균 환율을 1천10원으로 봤으나 최근 1천원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하한선은 990원 정도가 될 것 같다. 급변동 가능성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완만한 하락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최근의 급락세는 작년말 수출대금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공급측면에서 불균형 때문인 것 같다. 펀드멘털 측면에서는 급작스런 하락세가 초래될 이유가 없다. 엔.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만 봐도 그렇다. 급락하게 되면 조만간 반등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추세 자체가 하락세인 것 만은 분명하다. 다만 속도가 문제다. 속도가 가파르다면 중국 등을 상대로 경쟁하는 중소업체들은 타격이 클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곧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와 외국인 주식매입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환율하락을 부채질 할 것이다. 그렇다고 수출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 작년초에도 원화강세가 심했으나 두자릿수의 수출증가세가 유지됐다. 가격경쟁력이 아니라 품질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품목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향후 환율이 추세적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 예상보다 원화 강세 현상이 빠르고 깊게 왔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일본이나 유럽의 금리 인상 등 달러화 약세 요인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무역수지 흑자가 크게 꺾이거나 국내 외국자본들이 대거 이탈한 조짐을 보여야 하지만 이 같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이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도 해당되지만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연평균 환율은 1천14원으로 잡고 있으며 하한선은 950원 가량으로 예상한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상반기에 저점을 만들고 강보합이나 횡보로 갈 것으로 본다. 환율하락이 대세인 만큼 2004년부터 기업들도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작년에도 1천원 깨진 적이 있다. 기업에 따라 내성이 다를 것이다. ◇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곧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분위기다. 일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월과 3월 회의 때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 이후에는 중립적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의 성장세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이다. 만일 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5월 이후에도 금리를 올린다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반전될 수 있다. 엔.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은 그동안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이 엔저를 통해 경기회복세에 진입해야 한다는데 미국.유럽이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들, 특히 한국과 중국의 통화는 그동안 너무 저평가돼 있어 이를 견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인식이 원화 절상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박용주 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