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의 2006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가 인문계열 응시자 2천67명을 대상으로 3일 오전 치러졌다. 이번 논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전한시대 유학자인 환관(桓官)의 `염철론', 하버마스의 `도덕 의식과 의사소통적 행위' 등 서양ㆍ동양ㆍ현대 서적 3권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주고 언어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1천500자 내외로 서술하도록 했다. 출제위원장을 맡은 남경희 철학과 교수는 "언어는 생각을 전달하는 수동적 기능은 물론 공동체 구성원이 가치관을 공유하도록 하는 등 능동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제시문의 단서를 통해 수험생이 언어의 긍정적 기능과 역작용에 대해 조리있게 표현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지난 몇 년 간의 논술고사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험생의 폭넓은 사고에 초점을 맞춰 보편적인 문제를 출제했다"며 "단답형이나 암기형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본고사적인 요소는 배제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임교수로 이뤄진 채점위원들은 25점 만점(표현력 10점ㆍ사고력 15점)에 소수점 아래 첫째자리까지 점수를 매기며 1차와 2차 채점결과 차이가 많으면 3차 채점을 하기로 했다. 이번 시험에 대해 장필규 대성학원 논술팀장은 "본고사와는 무관하고 배경지식 보다는 제시문을 정확하게 독해한 학생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형적인 논술 문제 유형으로 난이도는 무난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대는 대리시험을 방지하기 위해 수험표가 아닌 수험생의 신분증과 얼굴을 직접 대조했으며 신분증이 없거나 사진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현장에서 사진을 촬영해 추후 본인인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대학측은 또 수험생의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시험 전 모두 수거하고 화장실을 오갈 때 금속탐지기로 휴대전화 소지여부를 확인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